[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성가족 대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성가족 대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9.04.16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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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사유담 이사] 1882년 비야르(F. de P. Villar)는 바르셀로나에도 뜻깊은 성당 하나가 있었으면 하는 사람들에 떠밀려 공사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턱없이 돈은 적었고 여기저기 말은 많았습니다. 그러자 겨우 1년 만에 사임하고 제자였던 안토니오 가우디를 그 자리에 앉혔습니다. 겨우 31살의 가우디는 교구의 말을 잘 들었을까요? 그럴리가요.

가우디는 굳이 설계도면을 다시 그리면서 일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그 일은 가우디가 43년을 맡게될 겁니다. 생애 마지막 10년은 그 성당에서 살다시피 하며 건축에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73살 어느 날 허망하게 죽어 그 성당 지하에 누워있습니다.

가우디가 떠날 때에도 성당은 미완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떠난 지 93년이 지난 지금도 미완성입니다. 사람들은 가우디를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도대체 마감은 하지않고 시간이 갈수록 일을 벌려나갔으니까요.
독촉하는 사람들에게 '신은 서두르지않는다' 는 멋진 말을 남겨두고 가우디는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지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가우디가 떠난 지 백년이 되는 2026년에 마무리될 것 같다지만 제 눈에는 그때까지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는 복이 많아 많은 곳을 여행했습니다. 유럽여행의 시작점은 역에 도착해서 대성당을 찾는 것입니다. 꽃의마리아 성당도 봤고 밀라노 성당도 봤고 베드로 대성당도 봤습니다. 세인트폴 대성당도 봤고 세비아도 봤습니다. 파티마도 봤고 베드로의 쇠사슬이 있다는 빈꼴리 성당도 봤습니다. 모두 오금이 저리게 멋졌습니다. 가끔 눈물도 났습니다.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 곳은 빛이 찬란했습니다. 다들 목이 빠지게 탄생의 파사드를 뜯어보고 검색해보고 성경을 줄줄이 가져다 해석할때 나는 그 숲속으로 들어섰습니다.

오색찬란한 빛은 천지사방에서 쏟아져 들어왔고 나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누군가 하나를 용서해야할 것 같아 가슴 속에 묻어 둔 누군가를 꺼내 빛 속에 놓아두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미워하는 사람이 이젠 없습니다.

그 성당은 가우디가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 성당을 만들 때 가우디는 이미 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도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죽이고 싶은 누군가를 용서해주세요.

#나는이제미워하지않습니다 #성가족대성당 #눈부신날 찾아가세요 #사유담 #가우디 #사그라다파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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