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태 칼럼] 우리도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
[김남태 칼럼] 우리도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
  • 김남태 기자
  • 승인 2008.05.19 1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쓰촨성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9의 강진으로 희생자가 십만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되고 있으며 2차재앙으로 중국에 몰아 친 재앙이 계속되고 있다.
말그대로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인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 인류의 운명이다. 그동안 중국도 수많은 경고와 위험에 대해 준비를 해왔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앙은 결코 인간이 재앙에 안전할 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00여회가 넘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중국의 지진은 나아가 중국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건설한 막대한 댐을 무력화 시켰고 또한 수많은 화학공장 등의 유실로 2차재앙마저 우려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벌써 댐이 무너지면서 수많은 국민들이 대피하고 있는 등 말그대로 아수라장이 연출되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또 중국도 이번같은 대규모 지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우리 역시 심각하게 이런 재앙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번 지진은 인구밀도가 높으며, 핵발전소와 같은 위험시설이 대도시 인근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경우 지난 2004년 5월 29일, 울진핵발전소에서 불과 10km 떨어진 곳에서 리히터 규모 5.2에 달하는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이 지진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로 가장 강한 규모의 지진이었지만 다행히 발전소 안전에는 이상이 없었다. 당시 은영수 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세계적으로 지진에 의하여 원전의 안전에 피해가 보고된 바는 없다”며 지진으로 인한 핵발전소 안전에 대해 확신했다.
안전문제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판단해야할 안전기술원장으로서의 적절한 발언이 아니기도 했지만 2007년 7월 16일에 일본 니가타현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은 이 발언을 무색케 했다.
이 지진으로 가시와자키 가리와 핵발전소에서는 보관 중이던 핵폐기물이 쏟아지고 화재가 발생했으며 결국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어 ‘안전과 클린’을 강조하던 일본 핵산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일본은 지진 발생횟수가 높지만 이곳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대로 알려져 있었고 일본 핵산업계는 내진설계로 인해 핵발전소 안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를 쳐 왔다. ‘절대적인 안전’을 확신하는 것은 오만이었다.
이번 중국 지진에서 부실 공사 의심을 받고 있는 학교 건물이 쉽게 무너져 어린 학생들의 희생이 많았다고 한다. 한국에서 중국산 불량 철근이 불법유통 되고 있다는 보도가 오늘 있었다. 안전사고에는 불량, 부실 시비로 인한 인재가 항상 뒤따른다.
2002년 국정 감사에서 울진핵발전소 3, 4호기에서 불량자재를 썼다는 지적을 받았다. 화재 등의 비상시에 방사성물질의 누출을 막는 밀폐재에 입증된 제품이 아닌 불량제품을 썼던 것이다.
더구나 한국 핵발전소의 내진설계는 0.2g로 일본 보다 낮은 것만 아니라 대형병원이나 변전소 기준보다 낮다.
이 기준은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되던 1978년에 미국의 기준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지질학계에서 여러 논문으로 발표되고 있다.
특히 가동 중인 4개의 월성 핵발전소, 신규 건설 중인 두 개의 신월성 핵발전소와 중저준위 핵폐기장이 있는 경주 인근 월성은 읍천 단층 등 잠재적인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활성단층이 다수 분포 되어 있다.
여기서도 이렇게 낮은 내진설계로 건설되고 있다. 중저준위 핵폐기장은 지질안전 조사 보고서도 공개 되지 않고 추진되고 있다. 신월성 1, 2호기는 지질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5년 5개월이나 건설허가가 미뤄졌지만 내진설계 상향 조정 없이 건설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주시 등 3곳의 대도시 인근에 핵발전소가 8기 가동 중이고 4기가 건설 중이며 중저준위 핵폐기장이 건설 중이다.
핵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사전 예방 차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아깝지 않은 것이 핵발전소의 안전성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