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강주희 기자]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따뜻한 인사로 맞이하는 등굣길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덕송초등학교의 매일 아침 등굣길엔 학생들의 손을 잡고 반갑게 맞아 주는 교장 선생님이 있다.
누구보다 아침 일찍 학교로 나와 자신을 몸을 낮춰 학생들의 눈을 보며 인사를 건네는 김성순(53) 교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30년 차 교사다. 8년 동안 학교 현장을 떠나 대전시교육청에 근무하다가 올 3월 1일 덕송초등학교 교장으로 발령받았다.
김 교장은 아직 많은 것이 낯설다. 하지만 부임하자마자 시작한 아침 인사는 학교에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처음엔 서먹해하던 학생들도 이제는 오히려 학생들이 밝은 목소리로 그에게 먼저 인사한다.
“교사가 학생에게 해주는 칭찬은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자존감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김 교장은 자존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어렸을 때 받았던 스승의 사랑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미술 특별활동 시간 받았던 선생님의 칭찬과 사랑으로 재능을 발견해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사랑을 우리 아이들에게 주고 싶습니다.”
김 교장의 학교 경영은 아이들 우선이다. 의사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아이들의 시각에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한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하는 피곤한 요즘 아이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는 시간만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처음 시작한 것이 등굣길 인사와 신발장 구입이었다.
“매일아침 무거운 가방에 신발주머니, 비가오는 날은 우산까지 들고 학교에 오는 아이들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김 교장은 또 아이들이 과도한 공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즐겁게 자신의 꿈과 끼를 찾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 책가방 없는 날인 ‘Happy together 덕송의 사계절’을 기획했다.
덕송초등학교의 책가방 없는 날은 여느 학교와는 다르다. 학교의 특색과 여건을 활용, 계절별로 ‘Happy together 덕송의 사계절’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Happy together 덕송의 사계절’은 도심속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학교의 특성을 살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주간을 운영한다.
책가방 없는 주간의 첫 시작은 ‘Happy together 덕송의 봄’이다. 이달 마지막주 학년별 테마가 있는 현장체험학습 주간에 이어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운영된다.
이 주간에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진로체험 부스, 융합창의탐구 축제, 다문화체험, 덕송 놀이한마당 등 교과와 연계한 창의 체험활동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해 추진한다.
아울러 ‘Happy together 덕송의 여름’은 7월15~19일까지 프로젝트 학습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Happy together 덕송의 가을’은 10월28~11월1일까지 학예발표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Happy together 덕송의 겨울’은 12월 23~27일까지 독서 축제와 연계해 운영할 예정이다.
김 교장은 덕송초에 정말 오고 싶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이 자랐던 환경과 비슷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주변 환경, 탄탄한 교육과정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농어촌 학교도, 연구학교도 아닌 이 학교에서 어떠한 혜택을 받지도 않지만 열정 하나로 뭉쳐 아이들을 위해 늘 연구하는 교사들을 꼽았다.
김 교장은 지시에 의해 이뤄지는 것보다 교사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이들에게 효과가 크다고 강조한다. 정형화된 교육과정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맞춰 아이들이 필요한 것을 찾아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이제 아이들만 사랑하던 교사가 아닙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의 꿈과 행복을 챙겨야 하는 큰일을 맡았습니다. 먼저 다가가 손 내밀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경영을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대전 교육의 전체적인 틀을 만드는 일을 해왔던 만큼 그 노하우를 학교 현장에서 펼치고 싶은 김 교장의 꿈과 열정 가득한 열혈교사들이 만들어갈 덕송초의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