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기 집권에 240석 대망론 발언의 오만병
[사설] 장기 집권에 240석 대망론 발언의 오만병
  • 충남일보
  • 승인 2019.04.23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총선까지 1년 정도 남았지만 벌써부터 ‘총선모드’로 정치권은 어수선 하다. 여야는 물론 청와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 성적에 따라 민주당은 레임덕 없이 정권재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기나긴 암흑기에서 벗어나 정권교체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 거물들의 빅매치와 차기 주자들의 행보가 큰 관심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도 내년 총선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총선의 총성은 울렸다. 내년 총선은 여야 차기주자들이 정치적 미래와 직결돼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총선승리에 힘을 보탤 경우 민주당의 차기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이다. 또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운명도 총선에 걸고 있다.

서울 종로에서 승리하거나 비례대표 후순위로 배수진을 친 뒤 총선승리를 지휘하면 보수의 차기 대안으로 자리매김 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핵심은 현행 300석 의석(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을 정당득표율 기준으로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의 합의에 연동형 비례제 도입이 추진되고 있어 정치판이 바뀔 것 같다. 하지만 선거제개편은 개헌보다 더 어려운데다 한국당이 반대하고 있어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점이다.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 본회에 넘겨질 경우 정치권의 혼란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정치권의 절박한 상황에서 이해찬 대표의 240석 대망론이다. 이 대표는 최근 원외지역위원장 총회에서 “원외지역위원장 125명이 내년 총선에 다 당선되면 우리 당이 240석이 되고 비례까지 합치면 260석쯤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15석에 125석을 합치면 240석이다. 240석을 목표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115석은 현재 민주당의 지역구 의석수다. 이번 발언도 파장을 일으켰다.

240석이면 전체 300석 중 80%를 민주당이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헌법상 개헌을 하려면 국회의원 3분의 2(200석)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240석이면 이를 훌쩍 넘는다.
민주당이 마음을 먹으면 어떤 법이든 고치고 만들 수 있다.

사실상 ‘민주당이 1당 독재를 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로 해석된다. 물론 민주당에서는 원외위원장들의 모임에서 덕담 차원에서 한 발언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라고 했으나 정치권은 그렇게 받아 들이지 않았다.

물론 당은 “원외지역위원장들이 분발해 최대한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는 독려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독려 차원의 덕담”이라고 해명했다. 정치인은 말로 먹고 사는 사람이긴 하지만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해도 부적절한 말언이였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압승해 내년 총선 전망도 밝아 민주당이 승리를 점치고 있기는 하지만 이 대표의 ‘20년 집권’, ‘240석’ 발언은 정치인의 오만함이 읽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