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과학은 상상력과 믿음이 관건이다
[양형주 칼럼] 과학은 상상력과 믿음이 관건이다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9.04.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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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류 최초로 블랙홀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되었다. 이 사진으로 전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과 우주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흥분했다. 사진은 지구로부터 자그마치 5500광년이나 떨어진 곳에 있는 거대은하 M87의 블랙홀을 찍은 것이다.

이 사진을 통해 블랙홀의 존재가 실재로 입증되었고, 더욱 반가운 것은 100년 전 아인슈타인이 세웠던 상대성 이론이 입증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의 가설이 입증된 것이다. 이를 입증하려는 이들은 100년 전의 가설이 반드시 옳다고 믿고 지속적으로 이를 입증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계속해 왔다.

그런데 이 블랙홀은 촬영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난이도로 말하자면 지구에서 달 표면에 놓인 오렌지 하나를 찍는 것과 같다.
또 한라산에서 망원경으로 백두산 정상에 있는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을 찍는 것과 같은 정밀도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려면 망원경이 커야 한다.

문제는 현존하는 지구상의 망원경으로는 이를 촬영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20대의 대학원생, 케이티 보우먼은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녀의 아이디어는 남극에서부터 칠레, 하와이, 미국 아리조나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최고의 전파망원경 8개를 연결해서 지구만한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어 측정한 것이다.

과연 이것이 거대 망원경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3년 전만 해도 그것은 가설이었고, 확실하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3년 전 꿈꿨던 상상력이 확신과 인내를 통해 마침내 구현되기에 이르렀다.
3년 전의 상상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과학은 명백한 계산과 입증 이전에 가설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가설이라는 꿈과 희망을 먹고, 거기에 나를 묶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밝히기 위해 나아가는 행위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꿈꿀 수 있어야 한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 보이는 것들, 들리는 현실이 퍽퍽하다. 그러나 이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꿈과 상상력,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생긴 것이 아니다. 보이는 것은 항상 그 이전에 상상과 믿음의 행위가 먼저 있었다.
나는 무엇을 그리는가? 그리고 무엇을 믿는가? 나의 믿음을 점검해 보자. 그리고 새롭고 밝은 희망을 꿈꾸고 그려보는 연습을 계속해서 수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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