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지시줄다리기’는 이제 ‘발전의 길’을 가야한다
[기고] ‘기지시줄다리기’는 이제 ‘발전의 길’을 가야한다
  • 김명선 도의원(충남 당진2, 농업경제환경위원회)
  • 승인 2019.05.06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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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졸업한지 수십년 된 ‘꼰대’들의 술잔에서 뒹굴고 있는 추억이지만 가을에 열리는 초등학교 운동회는 어린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인 어른들 에게도 핑계 삼아 하루쯤 맘편히 쉴 수 있는 기대되고 응근히 설레기까지 하는 일년 중 몇 안 되는 날이었다.

어린아이들에겐 좀 지루하고 하기 싫은 집단체조도 있었지만, 누가 뭐래도 운동회의 가장 큰 볼거리고 학생 학부모 할 것 없이 탄성과 환호를 참을 수 없게 하는 것은 줄다리기다.
모든 학생들이 한명도 빠지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이 줄다리기고, 이 순간 단 한명의 뒤처짐도 없는 공평하고 가장 평등한 순간을 줄다리기가 만들어 낸다.

1등하는 학생의 부모도 꼴지하는 학생의 부모도 모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평등해지는 순간이기에 더 감동적이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똑 같다. 재산이 많고 적음도 공부를 잘하고 못함도 드러나지 않는 모두 평등하고 모두 공평하다.

매년 4월에 있는 우리 당진의 기지시줄다리기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면서 가장 큰 난제인 공생 번영의 길에 대한 단초 가 여기 있는데 왜 우리는 이 소중함을 대한민국, 아니 세계의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지 못할까?

우리 스스로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조금 더 소중 하게 연구하고 노력하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만의 자족적인 수준을 넘어대한민국의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하고 즐기고 느낄 수는 있게 무엇을 어떻 게 하면 좋을까?

스페인 발렌시아의 뷰뇰이라는 인구 1만 명의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토마토 축제는 축제가 시작된 1944년경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경찰에 잡혀갔다고 한 다 . 마을을 소란스럽게 만들고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이유다. 심지어 1936년부터 40년 가까이는 정치적·종교적인 이유로 금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불과 7~8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토마토 축 제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의 관광객이 예약을 할 정도로 각광받고 함께 하고 싶은 축제가 되지 않았는가?

역사와 전통은 이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전도 중요하다. ‘이어나감’에서 끝나서는 문화로 승화되지 못하고 그저 지키기에 급급하다 점점 사라지 는 길을 걷는 것이 예견된 수순이다. 경찰에 잡혀가는 수모를 이겨내고 이 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지금의 뷰뇰의 토마토 축제를 만든 것 아니겠 는가?

농경사회에서 출발했지만 우리 인류의 보편타당한 가치인 ‘협동’의 정신을 고스란히 내포하고 있는 우리 기지시줄다리기는 단지 행사로서 존재할 만 큼 가볍지 않다.
현존 인류 최후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이 추구해야할 통합과 협동의 정신을 그대로 가지고 있음은 물론이고, 자본에 예속되고 있는 우리 정신문화를 일깨워 줄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 공동체 내에서 공유하는 집단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을 통해 생활 속에서 주로 구전에 의해 전승되어온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기지 시줄다리기의 발전에 대해 집중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행사를 넘어서 어떻게 전설이 되게 할 것인가? 당진시 내부 소통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국민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를 기지시줄다리기를 통해 보여주고 함께 할 방안을 연구하고 기획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전통이 전설이 되고, 전설이 현실이 되고, 그 현실은 더 많은 사람을 정신적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지키는 것이 아니라 발전시키는 것이다.

4월이 되면 행사 관계자가 만드는 동아바, 원줄의 줄이 아니라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아니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1년간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내 이름을 단 한 줄의 젖줄’을 꼬기 위해 당진으로 가야하는 온 국민의 전설로, 온 국민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집중해야 할 때임을 행사 관계자 및 당진 시민과 함께 공유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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