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류세 인하 조치로 기름값 사실상 오른 셈
[사설] 유류세 인하 조치로 기름값 사실상 오른 셈
  • 충남일보
  • 승인 2019.05.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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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11월 6일부터 6개월 시한부로 시행된 유류세 인하가 지난 6일로 종료된 데 따른 조치로 15% 내린 유류세 인하 폭이 7일부터 7%로 축소됐다. 실제 기름값이 오른 건 아니지만 유류세 인하 폭 축소로 사실상 인상 효과가 난 것이다.

유류세 인하폭은 15 →7% 축소되고 경유는 46원이 올랐다. 경유는 L당 46원, 액화석유가스(LPG)는 16원 올라꺉Т? 정부는 지난해 6개월간 한시적으로 유류세의 15%를 내린 바 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휘발유·경유·LPG 유류세를 10% 인하한 이후 10년 만이였다. 유류세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이 맞물려 지난 2월 국내 휘발유 가격은 1L에 1440원대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당초 5월 6일 유류세 인하 조치를 끝내려다 8월 31일까지 기간을 연장하고 대신 인하 폭을 15%에서 7%로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9월 1일부터는 유류세 인하를 종료할 예정인데, 휘발유는 L당 123원, 경유와 LPG는 각각 87원, 30원 가량 오르게 된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단계적으로 환원되는 데다 국제유가까지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이번 유류세 인하폭 축소가 가뜩이나 오름세인 기름값에 부채질을 하는 격이 되면서 불만과 우려도 적지 않다.

유류세 조정이 경기 부진과 함께 때마침 스낵부터 교통비 등에 이르는 생활물가의 동시다발적 상승과 맞물리고 있다는 게 문제다.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자칫 내수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최근 국제 유가 반등세로 전국 주유소 기름값은 11주 연속 상승세를 잇고 있다. 유가 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가 주로 사용하는 두바이유는 지난 1월 배럴당 51.86달러로 연중 최저가격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상승을 거듭해 4월 말 기준 74달러를 기록했고, 지난 3일에는 69.93달러에 거래되는 등 70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 감소에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제재까지 더해져 유가 상승은 더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유가가 오르면 우리 경제에도 타격이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르면 국내총생산(GDP)은 0.96% 하락하고, 소비,·투자 등에도 악재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를 앞두고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급격한 기름값 변동이 경기활성화의 발목을 잡아서는 곤란하다.
그런 점에서 ‘유가 연동형 탄력세율’ 등 가격 안정화를 위한 구조적 대책이 강구될 필요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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