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창민의 티벳 톺아보기] 산신(山神)을 향한 춤
[주창민의 티벳 톺아보기] 산신(山神)을 향한 춤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9.05.13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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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그린 스퓨디오 대표
빛그린 스튜디오 대표

티벳고원의 동부 끝부분으로 현재 행정구역상 중국 칭하이성 황난장족지치주(黄南藏族自治州)의 통런(同仁)지역에서는 해마다 열리는 축제중의 하나인 ‘6월회’가 열립니다.

‘6월회’는 다른 티벳지역에서 볼 수 없는 이 지역만의 특색 있는 민속축제입니다. 음력 6월이 되면 7~8월 고산보리를 수확하기 전까지 농한기를 이용해 각각 부락중심의 촌에서 숭배하는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부락단위의 행사입니다.

이곳은 통런지역을 가로지르는 롱우허(隆务河)강이 흘러 강변에서는 농사를 경작할 수 있으며, 수목이 우거지고 산은 황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고대에는 강족(羌族)이 자리하고 살았으며, 이후에 티벳인(吐蕃人)들과 토족(土族, 청해성 일대에 토욕혼이라는 국가를 형성 해 살던 민족)이 정착해 살았습니다. 원대에는 이슬람을 믿는 몽고족과 색목인이 함께 내려와 정착하게 되었으며, 명, 청대에는 한족군인들을 파견하여 성을 건설하여 거주 하였습니다. 바오안청이라고 하여 성을 건설하고 주변에 경작지(五屯村, 屯이 경작을 의미)를 두어 주둔군이 경작을 하며 집성촌을 이뤘습니다. 이렇듯이 다양한 문화의 민족들이 혼재하여 정착하여 살아 왔습니다.

Copyright(c) 2017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청해성 통런지역에서 열리는 축제 '6월회' 모습.
Copyright(c) 2017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청해성 통런지역에서 열리는 축제 '6월회' 모습.

‘6월회’의 행사가 민간민속행사로 산신에게 복을 비는 제사를 드리는 티벳족과 소수민족중의 하나인 토족의 마을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원시종교의 성격이 농후한 민간 제례행사입니다. 티벳불교의 고승이나 승려들은 참여하지 않고 오롯이 마을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치러집니다. 행사진행의 중심에는 티벳어로는 ‘라와’라고 불리는 법사(法师)가 있습니다. 마을을 지키는 산신과 접신(接神)을 통해 산신으로 표현되어 권위를 나타내며 모든 행사의 진행을 관장합니다.

그러므로 법사는 신과 인간을 연결 시켜주는 자로 여기고, 법사의 주위에는 늘 2~3명이 뒤따르며 보필을 합니다. 이들은 법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신의 말로 여겨 이를 해석 해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법사의 신분은 평상시에는 일반인으로 활동하다가 행사기간에 한국의 무당처럼 접신을 통해 권위를 행사하여 산신의 대체자로 비춰집니다. 법사는 ‘6월회’가 있기 며칠 전부터 몸을 정갈하게 하고 여성을 멀리하며, 티벳불교사원에 가서 활불의 기도를 받아야 하고 여러 의식을 통해 산신을 받아들일 준비를 합니다.

‘6월회’는 마을사람 대부분이 참여하며 주로 남자들이 진행을 하는 행사입니다. 근래 들어서 마을의 여성들도 참여하여 민속춤을 추거나 행사진행에도 일부 참여합니다. 이들이 추는 춤은 용무(龍舞), 신무(神舞), 군무(軍舞)이며 머리에 빨강, 파랑의 줄무늬가 있는 천으로 모자를 쓰고 옷을 갖춰 입습니다. 이런 복장에서 알 수 있는 특징은 이들이 웨이쨩(라싸)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며 토템의 성격도 들어 있다고 여겨집니다. 여자들 또한 최대한 장식을 화려하게 하고 전통복장을 차려 입고 행사에 참여합니다. 이처럼 시작된 ‘6월회’는 마을마다 길게는 5일, 짧게는 2일동안 치러집니다.

법사가 접신을 통해 산신을 받아들이고 마을 주민들은 춤을 추어 환영하고 복을 기원합니다. 또 젊은 남녀가 한자리에 모여 인연을 찾기도 하며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빕니다. 흡사 한국의 단오절 풍습과 유사한 모습이었으며, 이 행사에서 특이하게 본 것이 우리의 윷놀이처럼 2개의 윷을 가지고 점을 치는 행위가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이와 같은 행사를 치르기 위해 멀리 유학을 가있는 젊은 학생들부터 40~50대의 장년들까지 직접 행사에 참여하여 마을의 공동체의 결집을 유지하여 지역전통문화를 보존하여 계승하는 열망이 신앙에서 보이는 믿음처럼 다가왔습니다.

Copyright(c) 2017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청해성 통런에서 열리는 축제 '6월회' 모습.
Copyright(c) 2017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청해성 통런에서 열리는 축제 '6월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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