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방위상 발언 ‘한일관계’ 물꼬 트는 계기 되길
[사설] 日방위상 발언 ‘한일관계’ 물꼬 트는 계기 되길
  • 충남일보
  • 승인 2019.05.2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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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의 관계를 원래대로 되돌리고 싶다는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의 발언이 주목된다. 지난해 하반기 욱일기 게양 및 초계기 도발 논란 등으로 악화한 한일 군사협력 관계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복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의 관계복원 언급이 일단 군사 분야로 제한된 것으로 보이지만, 군사협력이라도 복원되면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극도로 경색된 전반적 양국관계를 개선하는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할만하다.

이와야 방위상은 “한일 사이에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났지만, 한국의 국방장관과도 만나고 싶다”고 했다. 국방장관 회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양국 군사협력 관계를 과거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배경에 깔린 것 같다.

북한이 유엔 제재결의 위반으로도 판단될 수 있는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일간 긴밀한 군사협력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말 초계기 레이더 갈등이 불거진 후 양국의 첫 안보수장 만남이 된다.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산케이 신문은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에 맞춰 정경두 국방장관과 이와야 방위상의 회담이 추진된다고 보도했다. 미사일 발사로 불거진 북한 변수를 떠나서라도 양국의 군사협력이 정상화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분단국인 우리에게는 남북관계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그중에서도 한일관계는 일제 강점기의 아픈 과거사 문제까지 엮여 있어 원만하게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

과거사의 쓰라린 피해자인 우리 국민을 향한 일본 정치권 인사들의 도발적 정치 행위와 우리 국민의 반일감정이 상승작용하면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에는 일본 정부 인사가 노골적으로 경제보복 조치까지 거론하는 등 양국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관계 악화의 원인을 하나하나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악화한 한일관계를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 양국은 역사·안보·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민감하게 연관돼 있어 작은 이해나 감정에 치우치면 국가이익의 큰 흐름을 놓칠 수 있다.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과의 관계를 복원하고 싶다는 이와야 방위상의 언급도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새 일왕 나루히토(德仁)의 즉위로 레이와 시대를 연 것도 활용할 수 있다. 한일 양국은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며 ‘치킨게임’을 벌일 게 아니라 양국 이익의 큰 흐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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