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국 칼럼] 혐오 키우는 가혹한 정치(苛政猛於虎) 멈춰야
[한내국 칼럼] 혐오 키우는 가혹한 정치(苛政猛於虎) 멈춰야
  • 한내국 세종본부 국장
  • 승인 2019.05.20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년의 국가운영을 맡기는 선출직 공복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내년이다. 정치권은 벌써부터 주도권 경쟁을 벌이느라 국민 삶과 안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잔혹한 정치’가 이어지고 있다.

사사건건 ‘사활을 건 투쟁’이라며 한 치 양보없는 정쟁을 보면 이들이 마치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된 듯 하다.
선거는 당선의 절차일 뿐 누가 나선들 의미가 없어 보이는 거다. 이 점이 국민들의 선택을 어렵게 하는 이유다.

이런 선거는 부패로 물든 자유당 정권에서도 서슬퍼런 독재의 탄압이 공포로 몰아왔던 시절에도 또 민주화가 꽃피웠다는 정권에서도 늘 반복되어 왔다.
스스로에 대한 최면이 아닌 이상 정치권을 들여다 보면 마치 권력이 여전히 미래의 팔자를 바꿔줄 것이라는 큰 착각들을 하는 모양이다.

국회의원 집단이 그렇다. 그들에게는 국민 안위보다는 정권 찬탈이 우선이다. 권력이라는 독버섯에 길들여진 모양새다.
지금 세상에 국회의원을 직분(마땅히 하여야 할 본분)으로 여기는 국민들은 없다. ‘생계를 위해서’이니 직업(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다.

예기(禮記) 단궁편(檀弓篇)에는 잔혹한 정치에 대한 기록이 있다.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 기슭을 지나고 있는데 한 부인이 무덤 앞에서 울며 슬퍼하고 있었다.
공자는 제자인 자로에게 그 까닭을 묻게 하였다. 그 부인은 대답하길 오래전에 시아버님이 호랑이게 죽음을 당하였고 저의 남편 또한 호랑이에게 변을 당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저의 아들마저 호랑이게 목숨을 잃게 되었답니다라고 하였다.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 그 부인은 가혹한 정치가 없기 때문입니다(無苛政)라고 짧게 대답하였다. 자로의 말을 듣은 공자는 제자들에게 잘 알아두어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苛政猛於虎也)라고 하였다.
춘추 말엽 노(魯)나라의 대부 계손자(系孫子)의 폭정으로 고통받던 백성들은 차라리 호랑이에게 물려죽는 쪽을 선택하였던 것이다.

가정(苛政)이란 번거롭고 잔혹한 정치를 뜻한다. 잔혹한 정치, 무거운 세금이나 노역은 결국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에게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들이다.
우리는 지금 호랑이보다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다.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로는 결코 희망을 줄 수 없다. 그것이 더욱이 특정한 소수를 위한 생각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미중무역전쟁과 북핵해법을 둘러싼 복잡한 셈법과 곳곳의 전쟁위협 등 충돌이 한국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현실에 민생을 팽개 친 정쟁은 국민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고 기업들 역시 수출 어려움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안팎의 위협에 대비하지 않는 정치권의 호랑이보다 무서운 가혹한 정치가 있는 한 도탄지경으로 치닫는 책임에 관한 한 정치권은 모두가 공범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