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도 안 되는 지질한 ‘여경 무용론’
[사설] 말도 안 되는 지질한 ‘여경 무용론’
  • 충남일보
  • 승인 2019.05.22 15:1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범행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말도 안 되는 여경 무용론’이 제기돼 실망을 주고 있다.
거리에서 술에 취한 중년 남성 2명이 현장에 출동한 남녀 경찰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동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이 문제였다.

취객 중 한 명이 욕설을 퍼부으며 남자 경찰관의 뺨을 때린 데 이어 다른 취객이 밀어붙이고 여경이 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무선 요청을 하는 장면을 보고 현장 상황을 알지 못하는 네티즌의 댓글이 온갖 힘을 다한 여경을 서운하게 했다.

소속 경찰서는 답답하고 해명 차원에서 문제의 동영상 전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힘에 겨웠던 여경은 주변의 남성 시민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마무리하는데 별다른 문제없이 해결했다.
문제가 복잡해지자 서울경찰청장까지 “해당 여성 경찰관은 제역할을 다했다”면서 응원에 나서기도 했다.

물론 여경의 현장 대응능력은 남자 경찰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이 사건을 부풀려 여경 무용론 운운하는 것은 곤란하다. 우리 사회에서 여경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찰이 취객을 제대로 제압하기가 힘든 것은 여경이나 남자 경찰이나 마찬 가지이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취객에게 뺨을 얻어맞는 등 심각한 상황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일선 파출소 안에서도 취객들의 횡포에 몸살을 앓는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공권력 행사의 조건을 까다롭게 제한해 놓았기에 초래된 결과다. 이른바 ‘비례의 원칙’에 따라 대응하도록 지침이 마련돼 있지만 다급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경찰관만 위험에 처할 수 밖에 없다는 고충도 이해해야 한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순식간에 공격을 당해 목숨을 잃은 사례도 최근에만 해도 한 둘이 아니다. 이번에도 만약 취객이 흉기를 소지했다면 위태로운 상황으로 번질 뻔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피의자 인권도 중요하지만 사회질서 확립을 위해 경찰관이 적극적으로 공권력 행사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여경 무용론을 반박하는 논리로 성범죄 관련 업무 등 여성에 적합한 경찰 직무를 꼽는 것 역시 방향을 잘못 잡았다.

여성 경찰을 뽑아야 하는 까닭은 여성이 업무에 필요해서가 아니라 여성이든 남성이든 차별 없이 누구나 경찰이 될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취객 대처 문제로 불거진 ‘여경 무용론’은 비열한 사회적 폭력이고 배경에 깔린 셈법이여 지질하다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tjswls1120 2019-09-16 14:59:39
저는 기사에 대해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남자 경찰도 여러 사건을 활동하다보면 제대로 제압하기 힘든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사건만으로 여경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요즘 늘어나는 청소년, 성범죄 등에서 여경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데 체력, 힘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무용론을 주장하는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