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칸영화제 최고상’ 한국 영화에 갈채와 응원을
[사설] ‘칸영화제 최고상’ 한국 영화에 갈채와 응원을
  • 충남일보
  • 승인 2019.05.2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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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적 거장 감독 반열에 오른 봉 감독에게 축하와 갈채를 보낸다.

‘기생충’은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을 통해 빈부격차를 다룬 블랙코미디다.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빈부격차 문제를 한국적 감수성으로 풀어낸 것이 세계인의 공감을 끌어낸 것 아닐까 싶다.

봉 감독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갖춰 영화예술과 대중문화 발전에 동시에 기여하고 있다. 작품성을 평가받고 흥행에도 성공한 ‘살인의 추억’(2003)이 대표적이다. ‘괴물’(2006)은 한국형 블록버스터였고, ‘설국열차’(2006)는 그의 활동무대를 할리우드로 넓혔다.

그는 범죄·미스터리, 블록버스터, 스릴러 등을 넘나들어 장르 감독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시에 그의 영화들은 한 가지 장르로 규정짓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그의 다양한 시도와 폭넓은 작품 세계에 찬사를 보낸다.

봉 감독은 섬세한 연출로 ‘봉테일’이라고 불린다고 하니, 치열한 장인정신까지 겸비한 것 같다. 무엇보다 그의 영화가 개인을 향해서는 따뜻한 시선을, 사회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사회 발전을 바라는 그의 염원과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올해는 한국 영화 100주년이다. 이번 수상이 한국 영화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도약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동안 한국 영화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믿기지 않을 만큼 큰 발전을 했다. 외국 영화에 대한 상대적 개념을 담은 일본식 표현인 ‘방화’(邦畵)로 불렸던 때가 있었고, 자본을 앞세운 미국 직배 영화들에 치여 빈사 상태에 빠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제는 천만 관객이 몰리는 한국 영화가 드물지 않다. 한국영화 점유율도 낮지 않다. 이는 영화인들의 눈물과 피땀이 어린 노력과 열정, 국민의 영화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점에서 “인내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주신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들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 “한국 영화 팬들이 한국 영화를 응원하고 격려해서 이런 결과를 나온 것 같다”라는 ‘기생충’ 출연진 송강호의 수상 소감은 울림이 작지 않다.
 
한국 영화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대표적이다. 관습적 흥행코드에 기댄 영화들이 관객의 외면을 받고, 성수기에 대작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출혈경쟁을 벌인다. 한국 영화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을 응원한다.

‘기생충’의 주제인 빈부격차는 양극화가 심각한 한국 사회가 극복해야 할 큰 도전이다. ‘공생은 불가능한가’라는 묵직한 물음을 던진다고 한다. 양극화는 구성원 사이에 갈등을 악화시켜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다. 많은 국민이 영화 한 편을 보면서 부자와 빈자가 함께 승리하는 사회 구조를 고민하길 바란다. 그런 기회를 준 영화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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