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서로 양보하고 국회 열어 민생 챙겨라
[사설] 여야 서로 양보하고 국회 열어 민생 챙겨라
  • 충남일보
  • 승인 2019.05.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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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시작된 여야의 냉각기가 좀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여야는 이제 치킨게임을 멈추고 희망의 싹을 틔워야 한다. 지난주 때마침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을 끝내고 당 차원에서 지속한 주말 장외집회도 일단 종결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경우에 따라 집회를 이어갈 수 있다고 했지만, 이들 정치일정 1차 마무리가 여야의 해빙 분위기 조성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인영 원내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됐던 게 사실이다. 나 원내대표가 ‘밥 잘 사주는 누나’가 되겠다고 하고 이 원내대표는 ‘경청’을 강조했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까지 가세하여 세 명이 호프 타임을 가진 것이 신뢰의 단초를 마련할 것으로도 예상됐다.

그러나 서로 이견이 작지 않음을 새삼 확인했고 최근엔 한미정상 간 통화 내용을 주미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한국당 의원에게 유출한 사건을 두고 대립이 격화되어 우려된다. 이럴 때일수록 거대 양당을 포함한 정치권에 요구되는 것은 국민과 민생을 중심에 두고 현안을 다루는 관점과 능력일 것이다. 최근 나타나는 여러 징후를 보면 더욱 그렇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똑같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직후다. 외국 투자은행들도 전망치를 내리는 추세라고 한다. 가계의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했던 2009년 3분기 이후 처음 감소했다.

여기저기서 위험 신호가 잇따르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주요 정당은 5월 국회를 소집조차 하지 않은 채 허송세월했다.
국회 공전의 원인과 책임을 따지는 것과 별개로 국회에서 입법 의제를 이끌어 성과를 내는 데 부담감이 큰 쪽은 여당일 수밖에 없다.

5월 끝자락이 시작되는 이번 주에는 민주당 이 원내대표가 돌파구를 주도적으로 찾아내야 한다. 그러려면 경청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야당의 요구를 헤아리는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도 여당이 애초 받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절충 기회 자체를 차단해선 안 된다. 이를 위해 바른미래당 오 원내대표까지 함께하는 원내대표 회동을 지체 없이 하고 3당이 타협의 지혜를 모으길 촉구한다.

국민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민생 문제 해결에 유능한 정당에 마음을 주기 마련이다. 10여 개월 뒤 치르는 총선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번드르르한 말이 아니라 국회에서 정국 의제를 이끌고 입법 성과를 내는 것임을 각 정당 지도부는 잊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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