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명인의 비싼 강연료 만큼 얻는 것도 많을까?
[사설] 유명인의 비싼 강연료 만큼 얻는 것도 많을까?
  • 충남일보
  • 승인 2019.06.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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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가 고액 강연료 논란이 일었던 방송인 김제동 씨의 ‘청소년아카데미’ 행사를 안 하기로 했다. 방송인 김제동의 고액 강연료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기 대문이다.

대전 대덕구청은 오는 15일 한남대학교 성지관에서 대덕구 중·고등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90분 강연회의 강사로 김제동을 섭외했는데 강연료가 1550만 원이였다. 고액 강사료가 논란이 되자 대덕구 구청측은 한 때 강연료가 전액 국비인데 무엇이 문제냐는 반응이다.

정말로 그렇게 답변했는지 의문 스러울 정도다. 국비는 공짜인가. 국비도 국민의 혈세다. 대덕구는 재정 자립도가 16.06%의 열악한 재정인데도 무리한 예산을 써가면서 방송인 김제동을 초청했는데 과연 거액의 강연료 만큼 그가 청소년, 학부모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었을지 묻고 싶다.

일각에선 1550만 원이 사전 공연까지 포함한 행사 전체 예산이라며 강연료 1550만 원은 오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연이 이뤄졌다면 강연료가 1550만 원이라는데 그게 적정한 액수일까?

인터넷에서도 고액 강연료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강연료라고 하니까 헷갈린다. 하지만 연예인 행사 출연료라고 하면 간단히 정리된다.
연예인 입장에서 소화하는 일은 모두 행사다. 섭외 받고 가서 악수를 하건, 노래를 하건, 강연을 하건, 모두 행사인 것이다. 스타급 연예인 행사 출연료는 천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올라간다.

가수들은 노래 몇 곡 부르고 수천만 원을 받기도 한다. 때문에 스타급 연예인이 90분 행사에서 1550만 원 받는다고 하면 큰 액수는 아닐 수도 있다. 그렇게 보면 김제동의 출연료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그런 거액을 받는 스타급 연예인을 굳이 공공기관에서 불러서 행사를 해야 하느냐는 게 문제다. 이 부분은 공공기관에서 고민해 볼 일이다. 대덕구는 2016년부터 해마다 대덕아카데미를 진행하면서 스타 강사들을 초빙해 달라는 청소년과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김제동 방송인을 초청하게 됐다.

국내 강연 시장에서 형성된 90분 강연료는 50만~100만 원 선. 시민단체가 요청하면 무료 강연도 하고 기관에서 헐값을 제시하면 거절하기도 한다. 유명인 강연료는 부르는 게 값이다.

혜민 스님, ‘국민 강사’로 통하는 김미경 씨 등 특A급 강사는 회당 500만 원쯤 받는다. 일반 명사급은 200만 원, 유명 연예인은 1000만 원 이상도 흔하다. 지명도에 따라 강연료는 천차만별이다. 그게 자본주의 사회다. 굳이 비난의 화살을 쏘려면 김씨 보다 대덕구로 향하는 게 옳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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