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년 연장은 웃고 청년 실업은 울고
[사설] 정년 연장은 웃고 청년 실업은 울고
  • 충남일보
  • 승인 2019.06.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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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15∼64세 생산가능연령의 인구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고령인구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생산활동을 하는 사람은 급격히 줄고 노인 인구는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고령화와 저출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베이비붐 세대가 빠져나가는 자리를 10대가 메우지 못해 해마다 30만~40만명씩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하는 인구보다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가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정부는 집중적으로 인구구조개선을 논의하여 이달 중에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대한 정부안을 만들어 공개하기로 했다. 이 속에는 현재 60세인 법정 정년을 일정 기간 늘리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정부가 정년 연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경제·사회문제가 쓰나미처럼 닥칠 것이라는 점에서 제기한 것은 한편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또 정년 연장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3년 정년을 65세로 올린 데 이어 다시 70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독일 프랑스 등도 65세인 정년을 더 올리는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년 연장의 가장 큰 문제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청년실업률이 높은 상황인데, 노인들이 퇴직하지 않고 일자리를 유지한다면 청년들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기업이 감당할 수 있을지도 검토해봐야 한다. 정년 연장이 노인은 해고하지 말고, 청년들에게도 일자리를 주도록 기업에 강요하는 모양새가 된다면 기업이 견디지 못할 것이다.

이보다는 다 죽어가는 경기를 살리고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다. 일자리가 없어 청년 취업포기자수도 200만명을 넘어섰다. 고용대란이다.
노년층의 정년연장보다 10~20년 후 나라경제를 책임질 청장년들의 일자리가 더 시급하다.

정년 연장이 저출산 고령화의 유일한 해법처럼 인식돼서도 안 된다. 인구구조 문제는 저출산에서 비롯됐는데, 이를 개선하지 않고 정년 연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안된다.

생산가능연령 인구의 급감으로 인한 암울한 미래를 맞지 않으려면 정부를 비롯한 각 주체들이 정년 연장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총수가 경제 진단을 제대로 하고 처방도 올바르게 할 수 있는 진리를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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