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시망에 구멍뚫린 북방 한계선
[사설] 감시망에 구멍뚫린 북방 한계선
  • 충남일보
  • 승인 2019.06.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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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북방한계선의 경계 태세가 무인지경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북한 어선이 NLL을 넘어 우리 영해 깊숙이 내려올 때까지 해상 감시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해군은 NLL 경계, 해경은 NLL 이남 민간 선박 감시, 육군은 일정 거리 이내의 해안 감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북한 어선의 우리 지역 표류를 탐지하지 못했다. 말로만 3중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소형 목선은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렵다고 항변하지만 책임과 문책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첨단 장비들을 운용하면서 철통같은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군·경이 할 소리는 아니다.

며칠 전 선원 4명을 태운 북한 어선이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는데 해군도 해경도 육군도 아닌 우리 측 낚시꾼이 발견 신고 했다는 것이다. 북한어선의 발견 지점도 부두라는 점에서 군경 감시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 선박 발견 일시는 지난 15일 오전 7시쯤이다. 지난 11일에도 선원 6명이 탑승한 북한 표류 어선 한 척이 해군 함정에 구조돼 예인된 적도 있다. 당시 선박이 발견된 지점은 북방한계선에서 불과 5킬로미터 지점였다.

비교적 신속하게 북한 어선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남북한 간 군 통신망 때문이다.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던 북한 어선이 북한군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북한 측이 해상 핫라인을 통해 우리 측에 통보함으로써 신속한 구조가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선의 통신 기능이 작동되지 않으면서 삼척 앞바다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들어 온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레이더와 첨단무기만으론 나라를 지킬 수 없다.
북한 어선이 들어온 경로 등을 철저히 추적해 우리의 경계·감시체계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밝혀내야 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미비점을 확실하게 개선해야 한다.

만약 북한군이 소형 함정을 이용해 불순한 의도로 남하할 경우 해상 안보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장한 간첩선이나 무장선이라면 제 집 드나들 듯 작전할 것이다. 해상 경계를 맡고 있는 해군, 민간 선박 감시를 맡고 있는 해경, 그리고 해안 감시를 맡고 있는 육군 등 3중 감시망이 뚫린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이 시급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레이더 운용 시스템과 운용 요원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 완화 분위기에서 군경의 촘촘한 경계는 더욱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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