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칼럼]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으로 본 ‘은퇴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칼럼]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으로 본 ‘은퇴 경제학’ 이야기
  • 충남일보
  • 승인 2019.06.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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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 목원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목원대학교 겸임교수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개봉 이후 관객 1400만 명 가까운 고지를 밟았다. 이는 개봉 첫날 4시간 30분 만에 100만 명의 관객 돌파의 역사를 기록하더니 또 다른 역사를 쓴 것이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인피니티 워' 이후 절반만 살아남은 지구에서 마지막 희망이 된 어벤져스와 악당 타노스간의 최후의 전쟁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2008년 ‘아이언맨’이 개봉된 후 10년간 스토리가 연결된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의 대단원이었기에 스포일러(영화의 주요 내용을 알리는 행위)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홍콩에서는 영화를 보고 나오며 스포일러를 했던 관객이 폭행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마블의 영화는 ‘아이언맨’으로 시작한다. 만화책으로 시작한 마블은 판타스틱포, 스파이더맨, 엑스맨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DC(DC 코믹스)에 비하면 늘 약세를 면치 못했다. 슈퍼히어로의 지명도로 따지면 DC의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DC와 마블의 전세가 역전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마블이 위기에 몰렸다가 겨우 살아난 후의 일이었다. 마블은 1990년대 도산 위기를 겪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블은 캐릭터의 판권을 판매하고, 가장 인기 있는 엑스맨, 스파이더맨, 판타스틱포, 헐크, 데어데블 등 캐릭터의 판권을 거의 무제한으로 팔아버렸다.

디즈니에게 인수된 마블은 우선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의 탄생을 그린 영화를 만들면서 하나씩 인지도를 높였다. ‘어벤져스’ 1편에서는 영화가 끝나고 난 후 등장하는 쿠키 영상에서 타노스를 등장시킨다. 이렇다 보니 배우들이 나이가 드는 것도 현실적인 이유이고, 10년 이상을 비슷한 캐릭터로 버티기에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했다. 이번 ‘엔드게임’에서는 누가 죽거나 은퇴하고 새로운 히어로가 나타나는가에도 팬들의 관심은 집중되었다. 10년간 어벤져스의 핵심 멤버인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은 어떤 형식을 취하든 물러날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처럼 ‘엔드게임’에서 가장 관심 있던 부분은 1세대 슈퍼 히어로들의 은퇴였다. 지금까지 쌓아온 성공적인 캐릭터를 잘 정리하면서, 후대에 무엇을 유산으로 물려줄 것인가를 보여준 것이다. 우리 기성세대는 언제 은퇴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지금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변화했다. 그렇기에 기성세대의 은퇴가 늦어지는 것은 현실이고, 그들의 경험과 지식자산을 최대한 사회적으로 활용해야 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일하고 세워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은퇴는 적절한 시점에 하여야만 하고, 자신의 다른 사회적 역할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이 원활히 돌아가게 만든다. 물러날 것을 거부하고, 계속해서 중심에 머물려고 하는 것은 과욕이며 아름답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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