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 생겼을 때 ‘반짝하는 식’ 하지 말자
[사설] 일 생겼을 때 ‘반짝하는 식’ 하지 말자
  • 충남일보
  • 승인 2019.07.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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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의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한류 붐으로 인해 안정적인 관계로 들어섰나 싶으면 일본이 위안부 문제, 독도 등 발목 잡기 일쑤였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한 불행한 과거사 때문이다.

지배와 피지배의 역사를 지닌 유럽은 오늘날 공동체를 형성해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해방 후 지금까지 상호불신의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경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이여 상호 협력하고 돕는 발전적 관계를 유지해도 부족한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일본은 최근 정부가 강제징용 판결에 반발, 경제적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의 수출 규제 조치를 발동시켰다. 일본이 한국 허를 찌른 것이다. 우리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이번 조치를 두고 ‘일본은 신의가 없는 나라’라고 비난 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정부는 190여가지의 경제 보복 시나리오를 면밀하게 검토했다고 한다. 일본의 제2의, 3의 단계별 대응조치에 반해 우리 정부는 얼마나 다양한 맞대응 카드를 준비하고 있을까 묻고 싶다.

일본 보복조치로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효성이 떨어진다. 외교 문제를 경제 보복 조치와 엮은 일본 정부의 치졸한 대응 방식은 괘씸하다.

외교부는 하루 빨리 전향적으로 대일 대화에 나서 외교로 풀기를 바란다. 그리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도 개탄스럽다. 현 시점에 불매운동하자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모두가 알아서 안 사고 안쓰는 것이 새삼스럽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제품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고, 젊은이들이 집결하는 핫플레이스는 일본 스타일 업소가 점령하고, 우리가 원래 먹었던 회를 굳이 일식이라 부르고 있는 것만봐도 알수 있다.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일본여행 광풍이다.

지난해에도 일본여행을 간 한국인이 750만 명에 달한다는 건 어떻게 생각해도 황당하다. 일본에 달러를 놀랍게도 퍼주면서 살았기 때문이다. 일본에 달러를 퍼주다가, 무슨 일 생겼을 때면 반짝하고 극렬한 목소리를 터뜨리는 식은 이제 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에 대한 냉정한 대처법, 장기적 극일의 길이 무엇인지 제대로 논의하고 조용한 실천으로 나갈 수 있다면 그것이 전화위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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