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객관적 자료와 분석으로 적정 최저임금 도출해야
[사설] 객관적 자료와 분석으로 적정 최저임금 도출해야
  • 충남일보
  • 승인 2019.07.1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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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위원들이 10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복귀함에 따라 위원회가 막판 심의 과정에 들어갔다. 근로자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이 현재 최저임금 8350원에서 4.2% 삭감한 8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데 반발해 전날 제10차 전원회의에 불참한 바 있다.

근로자위원들은 지난 2일 전원회의에서 최초 요구안으로 1만원을 제시했다. 양측의 간극이 커 막판 수정안 제출 등 접점 모색에 진통이 예상된다. 따라서 중간에서 ‘심의 촉진 구간’ 제시 등으로 합의를 유도할 공익위원들의 역할이 주목된다.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11일까지 심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8월 5일이 최저임금 고시 시한이고 최저임금위의 의결 이후 이의 제기 등 절차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15일까지는 의결해야 한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입장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과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 등으로 나라 안팎의 상황이 어렵다. 지나친 기 싸움과 요구 수준으로 의결이 지체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이끄는 핵심 정책 중 하나다. 가계 소득 증가와 소비 증가의 선순환으로 경제성장을 견인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고용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줄이고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을 주는 부작용을 낳았다.

박 위원장의 취임 기자간담회 언급대로 지난 2년간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다소 빨랐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빠른 최저임금 인상 과정이 우리 사회의 경제, 사회, 노동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각도로 보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

최저임금 적정선 결정은 노동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법 도출이 난해할 수밖에 없다. 현실성이 부족한 구호와 당위성을 앞세우기보다는 객관적인 자료와 합리적인 분석으로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삭감안에 대해 국가 부도 상태에 놓인 것도 아닌데도 물가 인상과 경제 성장조차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마이너스로 회귀하자는 것은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위라고 비판한다.

사용자단체들은 2년간 과도하게 최저임금이 인상돼 어느 정도 흡수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반박한다.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은 대체로 중립적인 성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합리적인 중재 역할이 기대된다.

최저 임금 조정에 따라 발생하는 부담은 노사 양측에 공평하게 지워져야 한다. 경제 주체가 부담할 수 있다고 해도 현재 시장의 수용 능력을 넘어서도 곤란하다.
노사 양측과 공익위원들은 객관적인 상황 분석을 토대로 양보와 타협의 협상력을 발휘해 절충점을 신속히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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