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죄질 나쁘고 재범률 높은 고약한 성범죄
[사설] 죄질 나쁘고 재범률 높은 고약한 성범죄
  • 충남일보
  • 승인 2019.07.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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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를 찬 50대 남성이 가정집에 들어가 50대 어머니와 여덟 살 난 딸을 성폭행 하려다 붙잡혔다.
범인은 술을 먹고 피해자 집 담을 넘어 들어가 범행을 시도했지만 피해자 모녀의 완강한 저항과 이웃의 도움으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하지만 범인은 성폭행 미수범이여 금방 출소할 거라며 오히려 경찰에 큰소리까지 쳤다. 성폭력을 처벌하는 법과 제도가 오죽 허술하고 만만했으면 전자발찌범이 범행 현장에서 그런 말을 할까.

범인은 강간치상 등의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5년을 산 뒤 4년 전 출소했고,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범행 당시 범인에 대해 보호관찰소 직원들은 어떠한 낌새도 눈치채지 못했다.

범인은 성범죄 전력이 세 차례나 있고, 출소 뒤에도 차고 있던 전자발찌를 훼손해 재수감되기도 했다. 언제든 성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요주의 보호관찰자였다. 그런데도 밤에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고 주택가를 활보하고 다녔다니 국민들은 놀랍고 두려울 뿐이다.

사고 지역은 예산 3억원이 투입돼 방범카메라, 안전 비상벨, 도로 반사경 등이 설치됐는데도 속수무책이었다. 성범죄자 관리에 구멍이 뚫려도 크게 뚫렸다. 기가막힐 일이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 성범죄 예방을 위해 채워놓은 전자발찌가 쓸모없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다.

전자발찌 제도가 도입된지 10년이 넘었지만 관리 실태는 여전히 허술하기 짝이 없다. 올 6월 기준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는 3484명이나 된다. 게다가 전자발찌를 차고 성범죄를 다시 저지른 사람은 83명이나 적발됐다.

전자팔찌를 차고 성범죄를 저지른 수가 해마다 늘고 있어도 속수무책이다. 감사원의 발표 결과 전자발찌를 차고 출입금지 구역을 들어서면 경보음이 울린 것은 연간 400만건에 이른다. 그런데 이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관제센터 인원은 겨우 69명이여 한 사람이 5만~6만건을 관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성 범죄는 죄질도 나쁘지만 재범률도 높은 고약한 범죄이여 감시원만 충원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법무부와 경찰 간의 공조만 잘 해도 피해는 줄일 수 있으나,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외엔 뾰족한 대책이 없다.
전자발찌가 ‘성 범죄자의 장식품이냐’는 탄식을 더는 못 들은 척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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