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난 너무 이기적입니다
[양형주 칼럼] 난 너무 이기적입니다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9.07.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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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이스라엘 랍비청에서 내린 이혼판결과 이혼증서 발행이 상당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혼할 때 랍비청에서 이를 승인한 이혼 서류를 발부하게 되어 있다. 그것은 모세의 율법서 중 하나인 신명기 24장 1절 말씀 때문이다.

“사람이 아내를 맞이하여 데려온 후에 그에게 수치 되는 일이 있음을 발견하고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면 이혼 증서를 써서 그의 손에 주고 그를 자기 집에서 내보낼 것이요.”
이러한 조치는 고대 근동에서 마땅한 권리 없이 차별받던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랍비청은 신명기 전통을 이어받아 이혼하는 커플이 있으면 그 사유를 심사하여 적법할 경우 이혼증서를 발급했다.

그런데 지난 3월 한 유대종교인 남성이 이른 아침 급하게 랍비청을 찾아왔다. 한 시간 안에 자신의 이혼을 허락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지금 급하게 이탈리아로 떠나게 되었는데, 더 이상 아내와 살 수 없고, 그래서 랍비청에서 이 이혼을 허락해 주어야 하는데, 만약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자신은 한 시간 후에 영영 떠나버릴 것이고, 그러면 지금 내 아내는 재혼할 수 없어 평생 혼자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유대의 보수적인 종교인들은 이혼을 해도 랍비청에서 발급하는 이혼증서가 없으면 재혼을 할 수 없다. 이 남성의 강력한 요구로 급하게 랍비청의 재판관들이 긴급회의를 소집하였고, 격렬한 논의 끝에 이혼을 허락했다. 그런데 이 결정 후 이 남자가 이혼을 요청하는 진짜 이유가 밝혀졌다. 그것은 이 남성이 바로 동성애자인 게이였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 유대 종교인 남성은 자신의 파트너로 이탈리아 사람을 만났고, 이탈리아 파트너가 결혼의 조건으로 이혼을 요구했던 것이다.

동성애는 구약에서 가장 엄격하게 금하는 일 중 하나다. 랍비청이 이혼을 공식 허락한 것이 결국 동성 간의 결혼을 하도록 도와준 이상한 모양새가 되었다. 결국 이 종교인 남성은 겉으로는 아내를 위하는 척 했지만, 결국 자신의 정욕을 채우려는 이기적인 목적으로 승인을 요청했던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이기적인 모습이 마음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다. 내 속 깊은 곳에 도사리는 이기적인 목적을 위하여 다른 이를 이용하려는, 이런 마음의 완악함을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다스릴 수 있을까? 나는 과연 나의 이기적인 모습을 기꺼이 인정할 수 있을까? 순수한 이타성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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