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
[사설] 교육,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
  • 충남일보
  • 승인 2019.07.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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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상산고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교육부는 전북교육청이 내린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에 ‘부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상산고는 ‘원조 자사고’로 불리는 민족사관고, 하나고와 함께 앞으로 5년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안산 동산고와 군산 중앙고는 지정취소가 확정됐다. 교육부가 전주 상산고를 구제하기로 최종결정한 데는 해당 교육청의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 지표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것이고 평가의 적정성도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정은 교육부가 자사고의 전환 과정서 절차와 법적근거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고 강조해 온 입장을 반영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재지정 평가 과정에서 형평성과 공정성 적법성을 갖춰 불필요한 혼란과 논란이 일지 않도록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는것을 시사하는것이다.

또 사전에 충분히 소통하고 정책이 가져올 변화와 영향까지 고려하며 서로가 승복할 수 있는 논의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는것도 보여줬다. 이르면 다음주 서울지역 8개 자사고들과 부산 해운대고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내년도 자사고 지정 문제를 결론짓고 나서 자사고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자사고 논란의 배경은 고교 서열화다. 교육계에서는 입시경쟁에 몰두하는 고등학교 교육 체계를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다양한 교육 수요를 어떻게 감당할지, 일반고의 실질적인 교육 역량을 높여 공교육을 어떻게 살릴지에 대한 후속 대책이 제대로 이뤄져야 자사고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것이다.

고교 교육정책이 성공을 거두려면 교육부는 ‘고교체제개편 3단계 로드맵’을 제 궤도에 오르려면 로드맵을 수정·보강할 필요가 있다. 자사고라는 학교 형태의 존속 여부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고교는 2024년까지, 내년에 평가를 통과한 학교는 2025년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대학 입시 제도 자체를 2025학년도에 맞춰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교육부는 귀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고교체제개편 논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바란다. 교육 현장에 혼란과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백년대계인 교육,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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