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금리인하… 경제활력 찾도록 총력 기울여야
[사설] 美 금리인하… 경제활력 찾도록 총력 기울여야
  • 충남일보
  • 승인 2019.08.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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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년 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다. 시중의 돈을 회수하는 이른바 ‘양적 긴축’ 정책도 당초 예정보다 2개월 앞당겨 조기 종료키로 했다.

우리나라도 이에 앞서 지난달 금리를 내린 바 있어 기조가 같다고 볼 수 있지만 이번 미국의 통화정책은 새삼 부럽게 느껴진다. 우리보다 훨씬 여유있는 나라가 어려운 시기를 대비해 선제조치를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번 금리 인하는 ‘보험성 인하’로 평가된다. 지금도 미국 경제가 나쁘지 않지만 앞으로 경기둔화 가능성이 있으므로 보험 드는 마음으로 금리를 내렸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가 안 좋을 때 금리 인하 카드를 써서 경기 부양을 하는데 미국은 확장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부자 몸조심’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어떤가. 1일 발표된 7월 수출 통계를 보면 전년 동월대비 11.0% 줄었다. 지난해 12월 -1.7%를 기록한 이후 8개월 연속 하락이다. 6월의 -13.7%보다는 다소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이 나아지지 않으면 개선이 쉽지 않다. 전날 나온 6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도 어둡다.

6월 전(全)산업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 계절조정계열)가 전월보다 0.7% 하락했다.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1.3으로 전월보다 0.1% 감소했는데, 2016년 4월(101.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이 활력을 잃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도 1.6% 줄었다. 설비투자는 0.4% 증가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9.3% 감소여서 좋다고 평가할 일은 못 된다.

우리나라 최대기업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55.6% 감소했다. 주력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이 겹친 탓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3년 만의 최저치인데, 일본의 주요 반도체 부품·소재 수출 규제 때문에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기업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각국은 돈을 더 풀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가 0%인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 중인 것이다. 일본은행(BOJ)은 이미 단기 정책금리가 -0.1%, 장기 금리(10년물 국채) 0% 수준이다.

미국 금리인하 영향을 받게 되면 어디까지 내려갈지 궁금하다. 이런 움직임을 보면 각국이 저마다 경제부흥, 혹은 회생을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음을 실감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경제를 위해 금리를 0.5%포인트 내려야 했는데 그 절반만 내렸다고 타박하는 실정이다. 우리도 경제가 활력을 찾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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