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犬)만도 못한 사람’이란 말이 맞았다
[사설]‘개(犬)만도 못한 사람’이란 말이 맞았다
  • 충남일보
  • 승인 2019.08.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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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방경찰청은 실종 조은누리양(중2년생)을 최초 발견한 육군 32사단 박상진 원사에게 경찰청장의 표창장을 줬다. 또 조양을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군견 ‘달관’(7년생 수컷 셰퍼드)에게는 15만원 상당의 간식을 제공했다.

군견 달관은 5년전 군견교육대로 향하다가 도망가서 ‘탈영견’이라는 오명을 쓴 적도 있었으나 이후 고된 훈련을 견디고 최고의 수색견으로 거듭났다. 이번 달관의 활약으로 누리꾼을 포함한 사람들에게 국민 영웅으로 불러졌다.

조양은 실종 열흘 만에 실종 장소로 추정되는 청주 무심천 발원지에서 920m가량 떨어진 야산에서 발견돼 극적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실종된 조양을 찾기 위해 그동안 경찰과 소방당국, 군부대  등 5700여 명과 구조견, 드론 등이 투입돼 실종 추정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전방위로 벌인바 있다.

실종 여중생을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냄새를 잘 맡는 군견이었다. 군견이 퇴역하는 가장 큰 이유는 후각 능력이 떨어질 때다. 이번 공을 세운 군견 달관이는 실종됐던 중학생 조양을 찾기 위해 육군 32사단 박상진 원사와 함께 산을 내려오던 중 갑자기 ‘보고 자세’를 취했다. 길도 없는 수풀 뒤쪽 바위틈에 쓰러져 있던 조양의 냄새를 맡자마자 훈련받은 대로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앉는 자세를 취했다. 다른 군견들이 스쳐 지나간 곳이지만 달관이는 조양의 냄새를 놓치지 않았다.

군견은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전체 군견 후보 중 30%만 합격한다. 군견으로는 독일의 셰퍼드, 벨기에 말리노이즈, 캐나다 리트리버 등이 주로 선발되는데 현재 1300여 마리가 달관이와 같은 셰퍼드다.
군견 한 마리를 육성하는데 수천만 원이 들어간다. 적에게는 군견이 지휘관, 무전병과 함께 우선 저격대상이다. 때문에 현장에서 공을 세우면 군인처럼 훈장을 받은 군견도 있다.

1968년 군견 린틴은 김신조 등 무장공비들의 도주 경로를 발견한 공로로 인헌무공훈장을 받았다. 90년 군견 헌트는 제4땅굴 수색 도중 북한군이 설치해놓은 목함지뢰를 찾아 터뜨려 병사들의 생명을 구하고 죽기도 했다. 현재 7세인 화제의 군견 달관이는 안타깝게도 퇴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군견 달관이가 구해준 조양은 현재 지적장애 2급으로 청주 모 중학교 2학년으로 특수교육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사람들이 교훈과 경각심을 갖지 못한다면 개(犬)만도 못한 비극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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