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염 인명피해 갈수록 증가한다
[사설] 폭염 인명피해 갈수록 증가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9.08.1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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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되는 요즘 건강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보건당국 집계보다 실제로는 최대 20배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팀이 2006~2017년 통계청에 등록된 전국 14세 이상 사망자 313만 210명을 대상으로 기상 데이터와 사망 원인을 연결지어 분석한 결과, 이 중 1440명이 폭염(열파)과 관련된 사망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기상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근호에 발표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조사 기간 중 여름철 기온이 1℃ 증가할 때마다 전체 사망률이 1.5%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2016년의 경우, 질병관리본부가 열사병에 의한 사망자 수를 17명으로 집계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20.1배 많은 343명이 폭염으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의학적으로 폭염에 기인하는 사망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해 분류했기 때문에 차이가 난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폭염노출 후 열 스트레스나 뇌졸중 등이 원인이 돼 숨진 경우도 폭염 사망자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폭염은 열사병, 일사병 등 온열 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뇌졸중 위험도가 높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폭염으로 기온이 상승하면 혈압이 떨어지고 수분이 소실돼 혈액순환에 심각한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여름철 기온이 섭씨 1도 오르면 지역에 따라 뇌졸중 사망자가 최저 2.3%에서 최대 5.4%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폭염은 정신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신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14.6%도 영향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노인은 이런 비율이 젊은 층보다 더 취약하다. 폭염에 노출돼 일사병과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온열질환자는 통계에 잡혔지만, 폭염에 노출된 후 합병증으로 병원을 찾거나 사망하는 경우는 온열질환으로 잡히지 않았다.

때문에 폭염을 이겨내려면 밖에서 집에 돌아온 후 샤워 하기를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이 때 처음부터 차가운 물로 샤워하면 쇼크 우려가 있는 만큼 미지근한 물로 시작해 온도를 낮추는 게 좋다.
또 하반신을 10분 이상 찬물에 담그면 체내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를 낼수도 있다. 목이 마르다고 느낄 때는 온열질환이 시작된 상태인 만큼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들어 폭염이 심각하게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 및 개인 차원의 폭염 건강관리 전략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제 폭염을 태풍·홍수 처럼 여름철 재난으로 여기고 장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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