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창민의 티벳 톺아보기] 초원에는 애완동물이 없다
[주창민의 티벳 톺아보기] 초원에는 애완동물이 없다
  • 주창민 대전 빛그린스튜디오 대표
  • 승인 2019.08.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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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016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암도티벳초원에서 야크

초원의 유목민과 함께 하면 만나는 야크와 티벳양, 고양이와 티벳개 그리고 야생에서 만나는 야생동물들이 있습니다. 우리 같은 도시인들은 이런 동물들을 단순한 고유명사로 부르지만 유목민들은 품종에 따라 성별과 나이 그리고 무늬와 뿔의 모양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각기 다릅니다. 심지어는 거세를 했는지에 따라서도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라고 합니다..
초원에서 인류가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이들은 동물들과 함께 살아왔고 동물들을 자신들의 분신 같이 돌보며 살아왔지만 초원의 티벳인에게 애완동물의 개념은 없었습니다.
 

(c)20014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여름철 유목지로의 이동 모습

유목민의 장막는 화덕을 중심으로 물을 끓이고 음식을 만들어 가족들을 모이게 하여 안락함과 휴식을 줍니다. 거기에 고양이도 한자리를 차지합니다. 티벳인들은 고양이를 정령이 있는 영물로 여겨서 사람들이 바라는 것들을 고양이가 도와준다고 여깁니다. 반대로 고양이를 괴롭히면 반드시 복수를 하여 큰 해를 입힌다고 합니다. 고양이를 잘 보살피지만 가깝게 두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티벳인과 티벳개와의 관계는 복잡미묘하다.
전설에 따르면 사람들이 배고프고 병들어 있을 때 한 왕자가 이를 불쌍히 여겨 주문을 걸어 개로 변신하여 고산보리종자 보따리를 꼬리에 달아 가져왔더니 백성들이 종자를 심어 수확을 하여 풍족하게 지냈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 지방에서 신년이 되면 이들의 양식인 짬바(보릿가루)를 집안의 개에게 먼저 준다고 합니다. 티벳인들은 개를 사고 팔 수 없으며 굶겨서도 안 된다고 합니다. 만약에 그렇지 않으면 내세에 짐승으로 태어나 괴로운 삶을 산다고 믿습니다.
이전에는 개와 말이 죽으면 사람들의 장례인 천장의 장례를 치르는 자격이 있었다고 합니다.

(c)2011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암도티벳지역의 떠돌이 개, 짱아오의 모습과 많이 유사하다.

유목민에서 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지만 애완견은 아닙니다. 유목생활에서 생존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는 가축입니다. 티벳개는 덩치가 커서 작은 송아지만하며 검은색 털갈기가 목덜미주위로 풍성하게 있어 사자개라고 불리며 중국어로는 짱아오하고 하며 티벳어로는 집을 지키는 개로 불립니다. 짱아오는 사납고 용맹하며 자신이 속한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합니다. 개는 천막이나 집안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바깥에서 1~2미터정도 되는 사슬에 묶여 있으며 하루에 2번 음식을 주며 외부침입자나 늑대가 근처에 오면 맹렬히 짖어 경계를 합니다. 주인의 가족과는 친밀하게 지내며 복종심도 강합니다. 집안에 어린 꼬맹이가 티벳개와 같이 장난치며 놀고 짖굳게 해도 꼬리를 내리며 모든 응석을 다 받아주지만 외부의 낯선 사람이 들어오거나 하면 목이 묶인 사슬을 끊고 달려나갈 듯이 맹렬히 짖어내어 공포감을 유발합니다. 주인의 손짓과 통제를 통해 간신히 집안으로 들어갈수 있습니다. 이런 용맹한 개도 주인을 잃으면 물에 젖은 솜처럼 축 늘어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상실감에 달팽이보다 약한 존재가 됩니다.

(c)201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사람들이 방생한  티벳산양

개인적으로 짱아오에 관한 강한 기억은 어느 티벡인의 집에 들어갈 때 대문 뒤에 숨어있는 짱아오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어가는데 제 키를 훌쩍 넘게 앞발을 세우고 귓볼에 스치듯 내뿜는 맹렬한 짱아오의 입김과 천둥처럼 짖어대는 소리에 사색이 되었기어 좀더 조심해서 티벳지역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티벳불교사원의 뒷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목줄이 풀린 시커먼 짱아오 3마리가 길목에 앉아 우릴 보며 으르렁거리는데 마침 마니통을 돌리며 사원을 도는 티벳할머니를 발견하여 그쪽으로 가는데 3마리의 커다란 짱아오가 할머니에게 달려드는데 이를 본 할머니가 발 밑에 돌맹이를 주워 연속으로 던져 맞히니 꼬리를 내리고 도망을 가서 무사히 내려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c)2017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새 때가 날아드는 초원의 길

초원에서 인간과 가축과의 관계에 가장 기본적인 것은 복종인 것 같습니다. 가축들은 유목민의 발걸음을 따라 풍요로운 초지로 가서 살을 찌고 여름철 수북이 자란 털을 깎아주어 병들지 않게 건강을 지켜주는 유목민에게 복종을 하며 함께 생존하는 것입니다. 유목민은 가축을 다루는데 엄격하기도 하면서 자신이 관리하는 수백 마리 가축들의 이름을 지어주고 상태를 알아 초원의 상위계층으로 초원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주창민 대전 빛그린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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