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영업 상권 벼랑으로 내려앉고 있다
[사설] 자영업 상권 벼랑으로 내려앉고 있다
  • 충남일보
  • 승인 2019.08.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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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먹는 장사는 안 망한다는 얘기가 옛 말이 돼가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년 새 문을 닫은 음식점 등 외식업소가 31.3%에 달했다. 이는 통계청이 집계했던 2015년의 21.9%, 2016년의 23.8%에 비해 월등 높아진 수치다.

털어먹고 끝나는 외식업소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6200개 업소가 창업하는 동안 8400개 이상이 폐업한 치킨집의 사례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외식업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외식업소 폐업이 늘어나는 데는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떨어진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주머니 사정이 안 좋으면 우선적으로 줄이는 것이 문화·레저비와 외식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가 임대료 상승과 과당경쟁 등이 한 요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폐업한 외식업소의 인건비 비중은 41.3%로, 살아남은 곳(35.4%)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 뒷받침하고 있다.

비단 음식점이나 치킨집, 커피 전문점 등 외식업뿐 아니라 자영업 전체가 무너지고 있다. 편의점을 비롯해 노래방, 당구장, 정육점 등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골목상권의 생활밀착형 자영업소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83만 7700여 개의 자영업소가 문을 닫았다. 골목상권이 죽어가고 있다. 자영업의 위기는 고용악화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자못 심각하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소는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자영업 일자리가 계속 줄고 있다는 증거다. 자영업 종사자는 지난달 기준 약 567만명으로 전체 근로자 가운데 25.4%에 이른다. 일자리 부족으로 마지못해 생계형 창업으로 떠밀리는 현실 탓이다.

누군가 실패하고 나간 자리에 새로운 경쟁자가 들어와 실패를 반복하는 ‘을의 생존 전쟁’이 반복되고 있다. 많은 자영업자들은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악재’가 하나라도 터진다면 한꺼번에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한다.

정부는 ‘포용국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 한 사람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적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정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골목의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노력한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회로 이끌어가는 것이 포용적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소상공인등은 인건비조차 건질수 없는 현실이 문제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이 하루빨리 가시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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