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은 교육·병역 비리에 반감이 높다
[사설] 국민은 교육·병역 비리에 반감이 높다
  • 충남일보
  • 승인 2019.08.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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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의 대학과 대학원 입학 부정 의혹이 눈송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아버지인 조 후보는 딸에 대해 사과 했고 해당 대학가에서는 의혹을 가려달라고 학생들의 촛불 시위가 번져가고 있다. 조 씨는 2010년 고려대 수시전형의 자기소개서에 적시한 사실로 ‘입시 부정’ 혐의가 드러나 곤욕을 치루고 있다.

또 전북대 어느 교수의 고교생 자녀 2명도 2015·2016학년도에 각각 수시모집에 합격했으나 ‘논문 공저자 부당 표시’가 교육부 특별감사로 확인돼 지난 7월 입학이 취소되기도 했다.

고대 측도 문제가 되고 있는 조씨의 “논문 작성에 하자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당사자를 불러 조사를 진행, 학사운영규정에 위반된 사실이 밝혀지면 절차를 거쳐 입학 취소도 할 수 있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처럼 대학 수시모집의 모순은 잘 알려진 일이지만 이렇게 엉망인줄은 미처 몰랐다.

명색이 대학에서 그것도 대학교수들이 연구하고 작성하는 학술논문이 일부가 ‘금수저 자녀들’의 대학입학을 위해 치부되고 있었다니 아연실색케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대학 교수들이 앞장서고 대학은 연구실적 검증에 손을 놓는 바람에 대학의 연구풍토는 권위는 커녕 오히려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되고 있다. 이같은 사례는 한편의 코미디 같기도 하다.

만약 이런 일이 사실이라면 부끄럽고 참담한 한국 대학의 현실이며 한국 지성사회의 치부가 그대로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관련 교수의 양심이나 도덕성 또는 연구윤리 따위는 따질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안타까울 뿐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진상을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특히 유명 대학에 수시로 합격할 수 있었던 진실을 밝혀야 한다. 관계자에 대한 징계 차원이 아니고 대학이 더 이상의 불신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대학의 윤리 확립에 하나의 전환점이 돼야 하는 이유다. 국민들은 교육 비리와 병역문제만 나오면 반감이 커진다. 이런 것은 민감한 분야로 손꼽히고 있어 쉽게 생각하고 넘겨서는 안 된다.

현재 수시모집이 아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순천향대가 2020학년도 수시모집으로 총 모집인원의 74.4%인 1877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대학의 수시모집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은 조 후보 자녀와 같은 맥락은 아니다. 대학 입시 수시모집은 수험생들의 선택의 자유과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됐기에 부정 의혹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수시모집 또한 도입초기에는 입학인원이 5000명에 불과했으나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어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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