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 태풍 링링 피해 '눈덩이'
대전·세종·충남, 태풍 링링 피해 '눈덩이'
대전·세종·충남, '링링' 강풍에 4명 사상…건물 부서지고 정전·단수
가로수 쓰러지고 비닐하우스 파손…사과·배 과수원 120.5㏊ 낙과
  • 한내국 우명균 금기양 기자
  • 승인 2019.09.0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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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링링'이 북상한 7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138호 모감주나무 군락지에서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한 나무가 쓰러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태풍 '링링'이 북상한 7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138호 모감주나무 군락지에서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한 나무가 쓰러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한내국 우명균 금기양 기자] 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온 제13호 태풍 '링링'이 서해상을 훑으며 북상하면서 8일 오전 10시 현재 충남에서만 사망 1명(보령, 74세, 여)과 부상 2명,대전 1명 등 4명이 숨지거나 다치고 건물 파손과 정전, 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충남도 재해대책본부와 대전시,세종시, 경찰 등에 따르면 7일 오전 10시 30분께 보령시 남포면에서 최모(75) 할머니가 강풍에 날아가 숨졌다.

최 할머니는 트랙터 보관창고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는 것을 막으려다가 함석지붕과 함께 30여m를 날아간 뒤 화단 벽에 부딪혔다.

비슷한 시각 보령시 성주면에서는 철골 구조물이 무너지는 바람에 김모(67) 씨 부부가 다쳤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던 공무원과 소방관이 다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 40분께 서산시 부석면에서 도로에 쓰러진 가로수 제거 작업을 하던 공무원이 기계톱에 발을 다쳐 서울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비슷한 시각 천안에서는 바람에 날아간 지붕 보수작업을 하던 소방관 김모(31) 씨가 돌풍에 중심을 잃고 2.3m 높이에서 떨어져 다쳤다.

오후 4시 9분께 대전 유성구 계산동의 한 상가에서 간판이 떨어지며 A(59) 씨를 덮쳤다. 간판에 맞은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불명 상태다.

앞서 오전 5시 17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 도로변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며 차량을 덮쳐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시설물 피해는 수백 건이 잇따랐다. 오전 7시 10분께 홍성군 금마면 한 도롯가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충남에서만 모두 113그루가 바람에 넘어졌다.

서천군 한산면에서는 오전 4시께 가로수가 쓰러지며 전선을 건드려 15분 동안 전기 공급이 끊겨 3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으며, 보령시에서도 새벽 한때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전이 발생했다가 복구됐다.

태안군 남면 한 배수지가 정전으로 가동을 멈추면서 702가구가 단수됐다. 강풍 때문에 접근이 어려워 복구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아산시 읍내동에선 강풍에 아파트 어린이집 지붕이 날아갔고, 전봇대가 넘어져 주변 전기공급이 끊겼다.

또 아산 한 공장 가시설이 도로 위로 넘어지면서 지방도 645선의 교통이 통제돼 차들이 우회 중이다.

태풍에 가장 근접했던 태안에서는 천연기념물 138호 모감주나무군락지 나무가 여러 그루 쓰러졌고, 주택 지붕이 날아가거나 건물 옥상에 설치한 통신용 안테나가 파손됐다.

수확을 앞둔 과수와 벼 등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천안의 배 농가 15㏊가 낙과 피해를 보는 등 서산·논산·당진·예산 등 11개 시·군의 사과·배 과수원 120.5㏊가 피해를 봤다.

논산에서는 21.5㏊ 논의 벼가 쓰러지는 등 강풍으로 인한 벼 도복 피해가 140.2㏊에 달했다.

당진·예산·청양·태안 31개 농가 비닐하우스 3㏊가 강한 바람에 파손됐으며, 태안 가두리양식장이 강풍에 부서지면서 우럭 2만마리가 유실됐다.

강풍에 건물 외벽이 손상되고 차량이 파손됐다.[사진=연합뉴스]
강풍에 건물 외벽이 손상되고 차량이 파손됐다.[사진=연합뉴스]

안면송 120그루를 포함해 도내에서 180그루의 나무가 강풍에 쓰러졌다.

오후 1시 16분께는 서산시 구도 선착장에 계류돼 있던 52t급 여객선이 태풍에 닻이 끌려 떠밀리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태안해경이 출동, 고박 조치했다.

수삼시설 피해도 막대했다. 8일 현재 충남도  수산피해는 12억 1,300만원으로 어선이 8척, 양식수산물 조피볼락 2만 마리가 폐사했고 종자시설(종자시험장)과 가공시설이 각각 1곳씩 피해를 입었다.

서해상을 거쳐 북상한 링링은 충청권에 역대 최고급 강풍 기록을 남겼다.

태안 북격렬비도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49.3m를 기록했고 태안 가암대 43.4m, 홍성 죽도 39.3m의 강풍이 불었다.

강풍 영향으로 서천 앞바다 파도 높이가 최고 9.1m에 달했고, 안면도(8.2m), 신진도(6.7m) 해상 물결도 높았다.

보령 외연도 등 충남 서해 섬 지역을 오가는 7개 항로 여객선 운항은 모두 중단됐으며 섬 지역 어선은 내륙 항구로 이동해 결박하는 등 선박 5,735척이 피항했다.

서해안 해수욕장과 국·도립공원 등산로, 야영장, 둔치주차장 등도 전날부터 전면 통제됐다.

링링은 내륙인 대전과 세종에서도 위력을 떨쳤다.

대전 서구 한 공사장에선 안전펜스가 떨어져 나갔고, 대전보건대 기숙사 외벽 드라이 피트 일부도 뜯겨 나갔다.

대전에서는 가로수 쓰러짐·간판 탈락·비닐하우스 파손 등 159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세종에서는 소정리역 철길 인근 고물상 지붕 패널이 철로 위로 떨어졌고, 어진동 공사 현장 임시 가설물이 휘어지는 등 54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사망자 3명 외에 부상자 수가 늘고 시설물 피해 건수도 3,600곳을 넘었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태풍 '링링'에 따른 사상자는 전국에서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26명이다.

사망자는 3명이다. 부상자는 일반인이 12명이고 안전조치 중 다친 소방공무원과 경찰관이 11명으로 집계됐다. 경상자나 아직 집계되지 않은 사례를 합치면 부상자 수는 이보다 더 많아질 전망이다./한내국 우명균 금기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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