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옷을 벗은 마하 VS 옷을 입은 마하
[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옷을 벗은 마하 VS 옷을 입은 마하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9.09.24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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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사유담 이사]  이렇게 제목을 잡다니. 이미 진부하다. 옛날에 옛날에 그림을 1도 모를 적에 프라도는 유명하다고 하고, 아는 건 없고, 지금처럼 핸드폰이 알려주는 것도 없을 시절이었다.

암것도 모르는 그 무식한 나도 옷을 벗은 마하는 알아서 들어가자마자 마하를 찾았다. 그러나 참 안타깝게도 벗은 마하는 일본에 가있었다. 하필 내가 간 그 시절에 일본에 갔단다.
그 그림 하나밖에 모르는데 이런 열여덟
그렇게 첫인상이 좋지않은 그림이었다. 사실 나는 고야의 그림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여인들은 나의 미학과 다르다고나 할까?

벗은 마하는 아무리 봐도 예쁘지 않다. 그 마하는 과연 누구였는지를 두고 지금까지 시끄럽다.
유력한 설로는 알바공작부인이었다. 35살의 미망인은 53살 궁정화가를 별실에서 만났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는 공작부인은 그 아름다움을 남기고 싶었을 가능성은 높다. 한번 그린다면 최고의 화가에게 그리고싶은 건 당연했다.
둘은 사랑했을까? 했든 안했든 뒷담화용으로는 최고였다.

19세기 스페인은 마녀사냥을 할 만큼 고지식한 사회였다. 그 나라에서 궁정화가가 한 여인을 홀딱 벗겨서 그렸다. 벨라스케스도 그리면서 목숨을 걸었던 누드였다. 게다가 벨라스케스는 아프로디테를 그린 일종의 성화였지만 고야는 살아있는 일반인 여자였다. 공작부인이라면 완전 여럿 죽일 그림이었다. 회화사에서 공식적인 첫 누드화였다.

전라의 여인은 소문을 타고 온 스페인에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러자 고야는 옷입은 마하를 그렸다.
옷을 입은 마하는 급하게 그린 것이 맞다. 벗은 여인의 침구는 사그락 사그락 소리가 들릴 듯 정성을 다했지만 입은 여인의 침구는 그냥 흰색 이불이다. 그림을 보며 나는 정치는 못 읽었고 목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알바 공작부인의 안전을 위하여 고야가 덧칠했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끝내 저 그림으로 종교재판에 걸려들었고 힘겨운 말년을 보내게 된다.

마지막까지 그림을 들고 있었던 것은 재상 마누엘 고도이 였다고 하여 공작부인이 애인을 바꿨다고도 했다.
전 애인이라고 알려진 고야가 그린 그림을 사다가 걸어놨을리도 없고, 자신의 애인의 벗은 몸을 전 애인 고야에게 그려달라고 했을리도 만무한 나도 정리가 안되는 사건이었다. 고도이의 연인 페피타라는 설도 있다. '마하'라는 뜻도 이름이 아닌 '멋쟁이 여인'을 뜻한다.

그녀는 자신은 몰랐겠지만 옷만 벗은 것이 아니라 고전을 벗고 20세기 현대의 그림을 입었다.
공작부인은 죽은 건 지 죽임당한 건 지 40살에 죽었고 고야의 초상화를 끝까지 들고 있었다고 한다. 유언장에 고야와 고야 아들에게 유산을 남기기도 한다.

예술가에 대한 후원이라고 하기엔 또 뭔가 석연찮아서 말이 많았고 자존심이 상한 알바가문은 1945년 부인의 무덤을 열어 유전자 검사를 했다. 그래서 더욱 의심을 샀다.
그림 하나가 참 시끄럽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말 많은 그림은 좋은 그림이 되었다.

#그림에서 나라를본다 #사유담 #마하 #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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