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문화원 시낭송날개달다 동아리, ‘시인 박용래 고향을 그리며’ 시극공연
논산문화원 시낭송날개달다 동아리, ‘시인 박용래 고향을 그리며’ 시극공연
동고동락 마을자치 한마당 축제서 시낭송 체험 등 부스 운영
  • 최춘식 기자
  • 승인 2019.10.13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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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기우는 / 언덕, 머흐는 / 구름에 // 낮게 낮게 / 지붕 밑 드리우는 / 종소리에 //

돛을 올려라 // 어디에, 막 피는 / 접시꽃 / 새하얀 매디마다 // 감빛 돛을 올려라 //

오늘의 아픔 / 아픔의 / 먼바다에 -『먼 바다』, 창작과 비평사, 1984 -

1980년 11월 21일 오후 1시, 만 55세 그리 많지 않은 나이로 가까운 대전땅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박용래 시인의 유고시집 『먼 바다』의 대명사가 된 시 먼바다의 전문이다.

눈물의 시인 박용래(朴用來), 논산을 넘어 충청권과 현대 우리나라 서정시 문단을 대표할 수 있는 시인이다. 1925년 8월 14일 논산 강경에서 출생하여 1943년 강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1956년 『현대문학』에 「가을의 노래」로 추천받아 문단에 등단한다. 이후 향토적 서정이 짙은 작품을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제1회 현대시학 작품상을 수상한 그는 향토적인 사물이나 현상의 구석구석에 편재한 아름다움을 간결한 표현하여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하는 정서를 시적으로 여과하여 섬세하고도 간결한 함축미를 꾀한다. 언어의 군더더기 일체를 생략하고 그 행간의 여백을 중시하는 시작법에 몰두하였다. 시인은 한때 대전에 거주하며 교편을 잡기도 하였고 한국문인협회 충청남도지부장을 맡아 충청권 문단의 큰 버팀목이 되었다. 시인이 얼마나 고향땅 논산을 꿈에 그렸는지는 일생을 써내려간 그의 시 속에 잘 담겨져 있다.

애타게 고향을 그리는 시인의 마음이 논산문화원 시낭송날개달다 동아리의 시극 “시인 박용래, 고향을 그리며”와 우리지역 시인들의 홍보부스 운영으로 시민의 마음속에 활짝 피어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시와 시낭송을 사랑하는 논산문화원의 문화학교 “시낭송 날개달다” 수강생들은 자율적으로 동아리를 결성하여 시를 감상하고 시낭송을 배우며 시극 공연 봉사활동으로 시민들의 감성과 더불어 동고동락하는 사람이 아름다운 동아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 말 결성된 17명의 동아리회원들은 방송인이며 시 낭송가로 논산지역 시낭송 문화의 기초를 만들어 온 나영숙선생님의 연출과 낭송지도로 다수의 시극을 준비하여 발표하고 있다. 또한 마실음악회를 비롯한 노인들의 각종 행사장은 물론이고 관내 교회, 사찰과 청소년과 노인들의 각종 캠프 등 시민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시극 ‘부모’와 ‘어머니의 기도소리’등의 공연으로 찾아가는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9월 27일과 28일 양일간 논산 시민운동장에서 개최된 동고동락 마을자치 한마당 축제에서는 우리지역의 시인들이 쓴 향수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시들만을 발췌하여 시낭송 직접해보기 체험과 부채에 아름다운 시 글을 직접 적어 갈 수 있는 홍보부스를 운영하였다.

이틀간 무려 500여명의 시민들이 찾아와 고향 시심을 체험하며 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28일 11시경 메인무대에서 처음 발표한 시극 “시인 박용래, 고향을 그리며”는 다듬이 소리와 어우러지는 ‘풍각쟁이’ ‘강아지풀’ ‘울타리 밖’ ‘구절초’ ‘겨울밤’ ‘저녁눈’ ‘월훈’ ‘먼바다’등 박용래시인의 주옥같은 시들이 선보여 시민들의 가을 시심을 한껏 고취시켰다.

특히 행사장을 찾은 박용래시인의 장녀 박노아씨(61세) 부부는 마치 시인이 다시 살아와 부녀가 시로 다시 상봉하는 것과 같은 마음이었다며 공연시간 내내 뜨거운 눈물을 그치지 못해 시인을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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