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칼럼] 링컨 같은 정치지도자가 기다려지는 이유?
[김성윤 칼럼] 링컨 같은 정치지도자가 기다려지는 이유?
  • 김성윤 전 단국대법장대학장/현 단국대 명예교수
  • 승인 2019.10.22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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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긴 수염이다. 그런데 링컨은 50세가 되기 전까지 한 번도 수염을 기른 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수염을 기르게 된 동기중 하나는  한 소녀의 편지 때문이었다.

선거에서 번번이 낙선하던 링컨에게 한 소녀가 편지를 보내왔다. 그 당시 링컨은 남부 민주당의 대선후보 존 브레킨리지와 치열한 접전을 벌리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뉴욕 웨스트필드에 사는 11살 소녀 그레이스 베델이 공화당 대선후보이던 링컨에게 다음과 같은 한 장의 편지를 보내왔다.

“링컨 아저씨, 저는 아저씨가 훌륭하게 되기를 바라요. 그런데 아저씨는 얼굴이 너무 못생겼어요. 턱은 주걱턱이고 눈은 움푹 들어갔고요, 광대뼈는 왜 그렇게 뾰족 튀어나왔나요. 그래서 우리 동네 어른들은 아저씨가 너무 못 생겨서 다들 싫다고 하는데 어쩌면 좋아요. 하지만 아저씨가 수염을 기르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부드러워 보일 거예요.”

보통 사람들이 이 같은 편지를 받았다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링컨은 달랐다. 그는 선거중인데도 불구하고 어린 소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 수염을 길렀다. 동시에 어린 소녀에게 고맙다는 답장까지 보낸다. 수염을 기른 링컨의 이미지는 부드러워 보였다. 그리고 선거에서 39.8%의 지지를 얻어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링컨은 오늘날까지도 미국 대통령들 중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 이유가 과연 뭘까?

바로 자신을 낮추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데 있다. 대통령 후보가 어린 소녀의 편지 한 장을 보고 수염을 기르겠다는 결단도 대단 하거니와 그런 열린 사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더욱 위대해 보인다.

그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 당선 된 후에도 매사에 열린 마음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모든 문제를 독단적으로 처리 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해결했다.

항시 듣는 것은 신속히 하고 자신의 말은 더디 했다. 우리 대통령들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한다. 그러나 불과 한두 해만 지나도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는 듯이 잊고 만다.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를 보면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25%), ‘인사(人事) 문제’(17%), ‘독단적·일방적·편파적’(13%), ‘전반적으로 부족하다’’(8%), ‘국론 분열·갈등’(7%) 등을 꼽았다.

상당부분 소통과 관련되어 있다. 대통령만 그런가? 아니다. 국회의원에서 도지사, 시장 군수도 거의 대동소이 하다.
링컨의 턱수염은 링컨이 대통령이 되기 위한 수많은 조언 중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링컨은 아주 작은 조언일지라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했으며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과 포용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였기에 지금까지 미국인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었다. 우리는 언제쯤 고집부리지 않고,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링컨 같은 열린 정치인이 나올 수 있을까? 그런 정치인이 나오기를 국민들은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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