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김인철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고발 사건에 휘말린 당 소속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공천 가산점 부여를 시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올바르게 정치 저항에 앞장선 분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 대상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저희 행위는 잘못된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저지하기 위한 행위"라며 "우리의 정치행위에 범죄행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수사를 받는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황교안 대표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잘못된 패스트트랙에 대해 저항을 앞장 서서 하신 분들"이라며 "기여도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사과와 발언 취소를 촉구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실정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인 사람에게 공당의 공천에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법치국가 원칙을 저버리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가산점 발언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이 발언에 대한 취소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정말 황당무계할 따름"이라며 "법을 위반하는 것이 저항으로, 폭력과 무력을 행사한 것이 기여로 간주되는 '자유한국당식 공천'이 이뤄진다면 한국 정치 역사상 다시 없는 역대급 코미디 공천을 방불케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명백한 실정법 위반의 범법 행위에 공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한국당 스스로가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오만이며, 법에 기반한 정상적 정당이기를 포기한 것"이라며 "막장 중에도 이런 막장은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나 원내대표가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며 "완전히 조폭 중에서도 상조폭이다. 너희들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라, 뒤는 내가 봐주겠다는 조폭 논리"라고 꼬집었다. 

김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