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칼럼] 장교는 국제신사다
[김원배 칼럼] 장교는 국제신사다
  •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 승인 2019.11.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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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북한의 ICBM발사대와 관련된 내용들을 보면서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ROTC장교 교육을 받은 후 위관장교로 임관돼 위관장교로 전역을 했지만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분들의 언행을 보면서 비록 예비역 장교이지만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대학재학중 군사훈련을 받을 때나 임관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관들로부터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은 이야기는 “귀관들은 이제 임관이 되면 국제신사”가 된다는 말이었다.
국제신사이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할 때 장교복을 입고 있거나 장교의 신분이 확인되면 세계 어디에서도 장교의 신분을 보장받게 되고 장교(신사)로서의 대우를 받게 된다.
임관 후에 귀관들은 이같은 신분에 어울리게 처신해야 한다는 교관의 엄숙한 교육을 받으면서 나름 큰 자부심을 가지고 그렇게 처신하겠노라고 다짐을 하기도 하였다.

신사(紳士; gentleman)를 국어사전에서는 사람됨이나 몸가짐이 점잖고 교양이 있으며 예의 바른 남자로 정의하고 있다.
무론 지금은 여군장교가 많아 이 신사의 범위에는 남성장교들 뿐만아니라 여성장교들까지 포함해 정의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장교란 국제신사로 사람됨이나 몸가짐이 점잖고 교양이 있으며 예의바른 남자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앞에서 서술한 국제신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직해야하며 시대상황에 따라 마음이 변치 않아야 하며 자신의 유익을 구하기 위해 자존심과 양심을 팔지 않고 국가에 충성하여야 할 것이다.
장군들에 비하면 위관장교의 군 생활은 기간적으로도 계급적으로도 맡은 일들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보잘 것 없다.

그러나 위관장교로 전역한 사람의 처신도 국제신사로서의 도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하물며 별을 몇 개나 단 장군이 최근 북한의 ICBM발사가 이동식 발사대로 발사가 가능한지에 관해 한달 전의 말과 한달 후의 말이 번복 돼 신사로서의 체면을 땅에 떨어뜨리고 빈축을 사고 있다.

당연히 장군이 되기까지 습득한 지식으로 이동식 발사대에 관한 바른 해답을 충분히 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말을 번복한 것은 신사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권력 있는 특정인의 말과  말을 맞추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언론보도에 위관장교도 알고 있는 국제신사의 정도를 걸어가지 못한 것이 정말로 아쉽고 답답했다.
마침 미국에서는 트럼프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하여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기 위해 탄핵조사에 응한 육군중령이 군 정복을 입고 출석하여 “나의 충성대상은 트럼프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말을 했다하여 참다운 군인으로 칭찬받는 것을 보면서 두 사람을 비교해 봤다.

백안관의 불출석 지시를 어기며 진실을 이야기하는 신사와 특정인을 보호하기 위해 한 달 사이 말을 뒤집는 신사를 비교하면서 참다운 국제신사는 누구인가. 우리군의 앞날을 위해 장군들부터 군인정신의 기초를 다시 공부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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