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다문화학생에 희망 “케이팝으로 우리는 하나”
[특별기획] 다문화학생에 희망 “케이팝으로 우리는 하나”
[대전시교육청과 함께하는 다문화교육 프로젝트] ④ 다문화 사회에서의 한류
  • 김일환 기자
  • 승인 2019.11.14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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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지난해 6월 우리은행 본점에서 430명의 다문화장학생에게 총 6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했다. 손태승 이사장(가운데 줄 왼쪽 세 번째)이 장학생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우리은행)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지난해 6월 우리은행 본점에서 430명의 다문화장학생에게 총 6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했다. 손태승 이사장(가운데 줄 왼쪽 세 번째)이 장학생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우리은행)

[충남일보 김일환 기자] “막막했던 한국 생활 속에서 방탄소년단은 저에게 큰 힘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노력한 과정은 끝까지 꿈을 좇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었고, 단순한 아이돌 그룹으로서가 아닌 저에게는 인생의 멘토 선생님이 되어주었습니다”

외국인 주민 한국어 말하기대회에 참가한 중국 출신 중도입국 자녀 A(17)양은 한국어로 ‘방탄소년단’이 삶에 얼마나 힘이 됐는지 또박또박 설명했다. ‘세계 속의 케이팝’을 주제로 발표한 A양은 우수상을 받았다.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해 부는 한류의 바람으로 한국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커지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 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K-POP(케이팝), 드라마, 예능, 영화 등등의 아주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통해 한국을 알리고 있어서다.

케이팝은 다문화 학생들에게도 힘을 주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문화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말하기대회, 외국인 주민 한국어 말하기대회가 전국 단위와 시도군 단위로 매년 열리고 있는데, 한류 흐름에 케이팝이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이달 2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 통합지원센터(ISC)에서 열린 ‘제7회 전국 이중언어말하기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 초등부 금상 1명, 중등부 금상 1명, 중등부 은상 1명으로 참가학생 3명 전원이 입상해 최상위 성적을 거뒀다.
대전시교육청은 이달 2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 통합지원센터(ISC)에서 열린 ‘제7회 전국 이중언어말하기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 초등부 금상 1명, 중등부 금상 1명, 중등부 은상 1명으로 참가학생 3명 전원이 입상해 최상위 성적을 거뒀다.

이중언어말하기대회를 이야기하니 빼놓을 수 없는 게 대전시교육청의 성적이다.

대전시교육청의 다문화 교육 정책에 힘입어 대전 다문화 학생의 위상은 전국에서도 높다.

이달 2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 통합지원센터(ISC)에서 열린 ‘제7회 전국 이중언어말하기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 초등부 금상 1명, 중등부 금상 1명, 중등부 은상 1명으로 참가 학생 3명 전원이 입상해 최상위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교육부와 LG연암문화재단의 공동주최로 17개 시·도교육청 예선을 거쳐 대표로 선발된 총 54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들은 한국어와 부모님 모국어로 자신의 언어적 재능과 끼를 마음껏 발휘하는 기회를 가졌다.

교육부장관상 ▲초등부 금상에 대전도안초 홍유나 ▲중등부 금상에 대전글꽃중 티모 명준 콘도흐 ▲중등부 은상에 충남여자고 권세나 학생이 수상했으며, 이 학생들에게는 이중언어 재능을 강점으로 키워갈 수 있도록 LG연암문화재단과 한국외대가 준비한 후속프로그램 참가 특전이 주어진다.

김윤배 유초등교육과장은 “다문화 학생이 자신의 강점을 뽐내는 전국 무대에서 우리 대전의 학생들이 큰 활약을 해줘서 정말 뿌듯했다”며 “앞으로도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이중언어 재능뿐만 아니라 자신의 꿈과 끼를 마음껏 펼쳐 나가 미래 사회를 이끌어 나갈 글로벌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문화 예비학교 및 귀국반 특별학급 방과후 운영
다문화 예비학교 및 귀국반 특별학급 방과후 운영.

대전시교육청은 다문화 교육에 있어 케이팝이 가진 힘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접목하고 있다.

대덕중학교는 대전시교육청이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다문화 학생의 특성을 고려해 지원하는 다문화 예비학교다.

대덕중학교는 K-POP 배우기 동아리 교실을 운영해 서로 K-POP으로 공감하며, 다문화 친구가 이중문화와 학교생활 적응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현재 재학 중인 베트남, 중국, 이란, 필리핀 다문화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한국어 교육과 다양한 체험학습을 운영, 일반 학생들에게는 다문화 이해 교육을 통해 다문화 인식 제고와 다문화 감수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4년째 이어오고 있는 일본 ‘데라이중’과의 교류 행사는 서로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매년 만남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할 기회가 되어 글로벌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밑거름이 되고 있다.

또 학교 적응력 강화를 위해 다문화 학생과 비다문화 학생으로 구성된 창의적 체험활동의 동아리를 운영하고 방과 후 교육 시간에 기본교과를 중심으로 전통문화와 교과, 진학 상담, 인성 상담 등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다문화가정 학생에 적합한 도우미 학생을 같은 학급에서 선별해 짝으로 배정함으로써 상시 학습을 조력하는 1:1 학급 결연 도우미를 운영해 생활 적응 안내자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충남 공주의 한옥마을에서 다문화가정협의회 회원들이 송편을 만든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연합뉴스)
충남 공주의 한옥마을에서 다문화가정협의회 회원들이 송편을 만든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연합뉴스)

케이팝, 영화와 드라마, 박항서 신드롬 등 한류열풍으로 다문화 부부도 늘고 있다. 결혼 10쌍 중 1쌍은 다문화 부부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만나 가정을 이룬 다문화 혼인 비중도 지난해 10%에 육박하며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들어오는 ‘코리안 드림’에 한류 열풍까지 겹치면서 다문화 혼인 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만나 가정을 이룬 다문화 혼인 비중도 지난해 10%에 육박하며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들어오는 ‘코리안 드림’에 한류 열풍까지 겹치면서 다문화 혼인 건수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혼인 가운데 다문화 결혼이 차지한 비중은 9.2%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2008년 11.2%에 달했던 다문화 혼인 비중은 2015년까지 줄곧 감소세를 보였다.

농촌 지역의 남성들이 무작정 돈만 보고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여성을 배우자로 맞으면서 가정폭력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하자 정부가 △결혼이민 비자 발급심사 강화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 이수 의무화 △국제결혼 중개업자 등록기준 강화 등의 조처를 한 탓이다.

내리막을 걷던 다문화 혼인은 2015년을 기점으로 반등세를 보였다. 2015년 7.4%로 떨어진 다문화 결혼 비중은 이후 해마다 꾸준히 상승해 9.2%까지 올랐다. 이는 2011년(9.3%) 이후 7년 만에 기록한 최대치다. 혼인 건수 역시 2만3773건으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한층 강화된 조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새 다문화 결혼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통계청은 동남아시아보다 높은 급여가 보장되는 일자리를 찾아 한국에 왔다가 짝을 만나는 경우와 함께 방탄소년단(BTS) 등 아이돌 스타가 주도하는 한류 열풍의 기세를 중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높은 인기를 끌고 ‘박항서 열풍’까지 불면서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의 대학과 학원가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기관이 많이 늘고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여성이 증가한 것을 다문화 혼인 비중 상승의 한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이러한 분석은 지역별 다문화 혼인 비중을 비교해봐도 잘 나타난다. 과거에는 주로 농촌이나 시골 지역에 집중된 다문화 결혼이 최근 들어서는 수도권을 비롯한 도시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각각 8.3%였던 서울과 경기의 다문화 혼인 비중은 2018년 각각 9.1%, 9.7%로 상승했다.

한마음 꿈나무 KAIST 체험 프로그램.
한마음 꿈나무 KAIST 체험 프로그램.

대학과 기업들도 다문화 가정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중 카이스트는 (사)한마음교육봉사단과 함께 한마음 꿈나무 카이스트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마음교육봉사단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교육 위기를 극복하고 그들의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돕고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2015년 설립 이래 현재 전국 12곳(대전·서울·장성·나주·목포·아산·경산·김제·음성·달성·시흥·포항)에 다문화엄마학교를 개설해 매년 24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또 결혼 이주 여성들이 자녀의 교육 과정을 이해하고 학교 교사와 소통해 가정에서 학습지도를 담당할 수 있도록 돕고 자녀들에게는 눈높이에 맞는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적용해 학업 능력을 향상하고 자기 주도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15년 설립됐다.

이번 행사는 다문화엄마학교 동문 가정의 자녀들을 학교로 초청해 구체적인 미래를 설계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함양하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카이스트 졸업생 벤처기업 조직인 한국과학기술인협회(회장 박선순)의 후원으로 전국 12개 다문화엄마학교 졸업생 및 재학생 동문 가정 등이 참가한다.

학습지도를 잘한 엄마를 선발해 수상하고 장려금을 지급하는 우수가정학습지도 시상과 다문화엄마학교 졸업생 중 초졸 검정고시 만점자에게 메달을 수여 한다.

이 외에도 가정학습지도 우수사례 발표, 자녀교육전문가 강연, 국립중앙과학관 견학, 과학 캠프 및 창의학습프로그램, 카이스트 동아리 공연 관람, 다문화엄마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준비한 음악회 등이 진행된다.

특히 과학 캠프 및 창의학습프로그램은 카이스트 교육봉사동아리 SEED가 주관하며 일상적인 학교 교육에서는 자주 접하기 어려웠던 과학 실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해 창의력과 과학적·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글로벌마인드 형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해 8월 캄보디아에서 진행한 '글로벌 문화체험' 모습. 체험단이 앙크로와트 사원에서 문화체험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글로벌마인드 형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해 8월 캄보디아에서 진행한 '글로벌 문화체험' 모습. 체험단이 앙크로와트 사원에서 문화체험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그룹은 다문화 가정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다문화 가족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지원 등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2012년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 계열사는 200억 원을 출연해 금융권 최초의 다문화장학재단인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이사장 손태승)’을 세웠다. 출범 이후 11차례에 걸쳐 다문화 학생 총 3740명에게 장학금 32억여 원을 지원했다.

장학사업을 통해 다문화 학생들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장학금을 학비 외에도 교통비, 기숙사비 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다문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다문화가정 중·고등학생 다문화 자녀를 대상으로 케이팝(K-pop) 댄스, 사물놀이, 뮤지컬, 퍼포먼스 등을 배울 수 있는 ‘우리 스쿨(WOORI School)’프로그램을 개설해 다문화 자녀들의 심리적·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성장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케이팝 등 한류의 영향으로 다문화학생과 비다문화학생들 간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과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 무엇보다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지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는 국민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좀 더 활발한 사회통합 교육이 요구된다. 아울러 다문화 청소년들이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자신감과 실력을 배양해 주는 맞춤형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다문화 가정의 사각지대 해소에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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