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칼럼] 정치가 흥정이라지만 국민이 볼모가 돼서야
[김인철 칼럼] 정치가 흥정이라지만 국민이 볼모가 돼서야
  • 김인철 대기자
  • 승인 2019.11.26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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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잡힌 국회 이야기다. 참으로 한심하다. 국회무용론까지 나오는 이유다. 20대 정기국회가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최악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흥정해서 국민들을 잘 섬기라했더니 국회가 국민을 볼모로 잡고 자신들의 사욕에만 집착하는 현실을 빗대어 국민적 감정이 매우 좋지 않다.

한국과 일본, 미국간 갈등과 힘겨루기로 위태한 시간에 야당대표는 아예 길 한복판에 드러누워버린 현실을 매우 불편한 시각으로 국민들은 보고 있다. 그러면서 대체 무슨 역할을 했다고 이번엔 청와대 외교라인을 전부 교체하라고까지 한다. 훈수가 도를 넘친다.

예산도 볼모가 됐다. 모 예결위원장은 몽니까지 부리는 것 같다.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400억 원 끼워넣어야 한다며 우월적 지위를 강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역시 국민을 볼모로 하는 나쁜 행동이다.

해마다 때마다 국회가 하는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는 민생현안을 지원하는 것이다. 법률개정으로 지원하고 또 예산편성으로 지원한다. 강원도를 훑고 지나간 산불로 길거리에 내몰린 국민들은 국회가 정쟁으로 예산편성 허락을 해주지 않아 겨울이 오는 문턱까지 기다려야 하는 등 불편이 말할 수 없었다. 자연재난으로 돌연 집을 모두 태운 피해자들이 예산이 없어 학교에서 먹고자고 있다. 이러니 원망이 하늘을 찌르는 것이 아닌가.

옛부터 백성들은 가혹한 세금과 폭정으로 시달려 온 역사였다. 도읍 사또가 재물을 탐하고 비리를 조장하면서 가혹한 폭정에 시달린 백성들은 그 당시에도 세상과 팔자를 탓했을성 싶다.

지금도 우리 사회구조를 들여다보면 적잖은 불편함이 옛적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 부분이 의외로 많다. 그러니 소득이 3만불이 넘었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배고프고 현실의 삶은 녹록치 않은 것이다.

'죽기를 각오한 단식' 국민들은 '무엇을 위해 죽기를 각오하나'라며 의아해 한다. 막무가내식 단식의 이면에는 노림수를 분석한 기사도 많다. 황교안 대표가 진보적 기독교를 끌어안으려는 수단이다 또는 자신이 세월호 책임을 묻는 검찰수사망에 있어 그렇다 등등.

하지만 그 누구도 잘못이 있으면 시시비비를 가리는게 맞다. 그렇다고 알 수 없는 행위로 책임을 오해라도 하게 한다면 이 역시 잘못이다. 국회는 국민의 삶을 담보로 서로 경쟁하는 흥정의 장소다.

정치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서로 시비를 걸지 말라는 뜻으로 선거라는 공정한 제도가 운영되는 것이다. 선거로 국회에 입성했으면 치열한 흥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볼모로 삼기라도 한다면 그 보복은 반드시 당사자 본인한테 돌아간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번 야당대표의 단식은 몹시 위험해 보인다. 무엇보다 황 대표가 이처럼 ‘위험한’ 투쟁 방법을 선택한 건 우려스럽고 동시에 유감스럽다. 다른 방도가 없다고 봐서 결기를 드러내려 결정한 것일 테지만 시대착오적이고 퇴행적이다.

리더십 위기의 돌파구를 단식을 통해 투쟁의 결과로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지만 명분없는 투쟁은 반대로 극심한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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