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입제도 또 바꿔 교육정책 혼란만 커졌다
[사설] 대입제도 또 바꿔 교육정책 혼란만 커졌다
  • 충남일보
  • 승인 2019.12.0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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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또 발표했다. 
현재 중3학년이 치르는 2023학년도까지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정시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2024학년도부터는 정규교육과정 외 수상경력, 봉사활동 실적, 동아리 활동 등 모든 비교과활동의 입시 반영을 금지하고 자기소개서도 폐지하도록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부정 논란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발언이 나온 후의 개편안이다.


문제는 대입 제도 개편이 너무 잦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는데 불과 1년 만에 근본적인 변화가 담긴 새 방안을 다시 내 놓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야 하는데 우리 대입제도는 땜질투성이다.
현재 고3, 고2, 고1이 모두 다른 방식의 입시를 치러야 하고 이번 개편으로 중3, 중2도 같은 처지가 됐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기 때문에 2028학년도에도 대대적인 대입 개편이 예고돼 있다.
기존 제도를 염두에 두고 준비해 온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짜증을 내게 할 수밖에 없다. 그 틈을 사교육이 파고들어 공교육 현장은 혼란에 빠질 게 뻔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야 하는데 우리 대입제도는 땜질투성이다. 문 정부들어 3변째 교육 정책이 바꿔지고 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 물을 뒤집어 놓은 격이다.교육 당국이 대입 정책의 신뢰를 스스로 허무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정시 비중을 높이고 수시 비중을 낮추는 것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가도 논란이다. 급격한 정시 비중 확대는 단 한 번 시험으로 결판이 나는 수능에 대한 의존도를 지나치게 키우는 등 문제가 많다.
2022년도 대입 개편안이 나온 것이 지난해다.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완전 폐지하겠다는 발표가 얼마 전에 나왔다. 이번엔 메가톤급 대입 개편안이 발표됐다. 대입 개편으로 교육 현장이 날벼락을 맞은 형국이 됐다.
진보 교육계뿐만 아니라 전국 대학들은 “정시 확대는 지역 간 대학 불균형을 강화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가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것은 대통령의 한마디 때문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교육 현장의 혼란은 정부가 입시를 정치적인 계산으로 결정한 데서 비롯된 것 아닌가. 교육부는 입시에서 손을 떼고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이 언젠가는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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