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인사가 만사’가 아니라는 말은 진리다
[충남시론] ‘인사가 만사’가 아니라는 말은 진리다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9.12.11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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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사기 위령공편에서 “군자는 언변으로 사람을 등용하지 않는다”고 전 했다.

자신을 죽이려던 관중을 재상으로 삼아 중원의 첫 패권자가 된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을 비롯해 ‘인사가 만사’의 사례는 차고 넘쳤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당연히 인사를 잘못하면 그 결과는 망사다.

이때의 ‘인사’는 인재의 선발과 배치는 물론 관리까지 포함하는 의미다. ‘만사가 인사’라고 뒤집으면 오히려 뜻이 분명해진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가 그렇다. 인사를 명분에 치우치다 보니 적잖은 무리수가 돼 한탄이자 자책으로 돌아왔다.

차라리 그런 인사는 하지 않는 게 나았다. 애초부터 말 많고 탈 많은 인사는 하지 않은 것이다.

‘의심이 가는 사람은 쓰지 않되 일단 쓰면 의심하지 않는다’는 명심보감의 경구에 끌리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녀입시 비리 의혹 등으로 물러난지 52일만에 법무부 장관 후임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추 지명자는 여당 대표까지 지낸 5선 경력의 중량급 인물이다. 그를 법무장관에 지명한 것은 문 대통령의 위기의식과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법무·검찰의 상황이 너무 급박해 장관 자리를 더는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 사퇴 후 검찰 수사가 청와대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는 상황이여 서둘로 법무장관 지명을 했을지도 모른다.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추 후보는 지지부진한 검찰개혁을 완수하라는 의미로 풀이 된다.

정부와 여당은 검찰 권력의 견제와 개혁을 시급히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절박하기 때문이다. 추 후보자가 법무장관에 들어서면 검찰 개혁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될것이다.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를 자처한 조 전 장관도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바 있다.

하지만 추 후보자 역량과 추진력을 감안한다고 해도 지금 여건으로는 결코 녹록지는 않을 것이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기 때문이다. 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과 검·경 수사권조정,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등 안갯속에서 검찰 개혁도 멈춰선 상태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갈수록 거침없는 듯한 ‘윤석열호 검찰’의 매서운 칼끝 또한 새 법무장관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하명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 등으로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하는 등 칼끝이 청와대로 향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추 후보가 법무장관에 임명되면 한풀 꺾인 검찰개혁에 속도를 낼 전망이여 검찰의 대표적 ‘강골 검사’인 윤석열 검찰총장과 충돌할 가능성도 작지는 않다. 때문에 추 후보자는 “많은 저항에 부딪칠 수도 있어 그 길이 매우 험난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검찰 개혁을 성사시키고 말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추 후보자 스타일이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예단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검찰이 폭넓은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해 불필요한 갈등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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