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우명균 기자] 충남 내포신도시에 여성 항일 독립운동가의 뜻을 기리는 항일독립운동 여성상이 건립됐다.
도는 13일 내포신도시 홍예공원 동상 건립부지에서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함께 ‘항일독립운동 여성상 건립 제막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이날 공개한 여성상은 독립만세운동을 벌이기 전날 한복을 입은 100년 전의 여성이 등불을 비춰 주고 교복을 입은 오늘날의 여성이 독립선언서를 찍어내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100년 전 힘껏 외쳤던 숭고한 독립의 뜻을 미래 청년에게 전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배경으로 설치된 화강석 기둥에는 항일 여자독립선언문 전문과 공식 서훈을 받은 여성 독립운동가 472분의 이름을 새겼다. 이번 여성상은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김운성 작가의 작품으로, 청동·오석·화강석을 사용했다. 최대 너비 600㎝, 최고 높이 200㎝ 규모로 제작됐다.
건립 위치는 도에서 추진 중인 ‘독립운동가의 거리’ 조성과 연계해 홍예공원 기린동상 광장 맞은편 조경 공간으로 선정했다. 많은 방문객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공원 관람 동선도 고려했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이남일 대전지방보훈청장, 김연 도의회 문화복지위원장, 김희선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광복회, 도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제막식, 학술토론회, 특별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막식에 이어 충남도서관에서 여성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와 도내에서 활약한 여성 독립운동가를 중심으로 학술 토론회를 펼쳐 시대정신과 의미를 되새겼다.
또한 항일여성독립운동 초상화 특별전 ‘오늘, 그들 여기에’를 마련해 2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해 미래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여성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역사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양 지사는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유공자는 남성이 1만 5353명인데 반해 여성은 472명으로 전체 독립운동가의 3.0%에 불과한 수준”이라면서 “대한민국 여성의 독립운동은 드러나고 밝혀지지 않았을 뿐 우리 역사 구석구석에 묻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일여성 독립운동가들은 가부장제와 사회·경제적인 차별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며 “우리 국가와 사회가 남성과 여성의 차별을 두지 않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제대로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지사는 “유관순 열사, 김복순 열사, 김현경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항일여성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우리 도에서 역사 속에 사라져가는 유·무명의 항일독립운동 여성들을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