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익없는 한미FTA협상이 우려된다
실익없는 한미FTA협상이 우려된다
  • 충남일보
  • 승인 2007.03.2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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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실익없는 협상을 강행하는 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DC에서 열리고 있는 고위급협상이 한국의 일방적 양보로 점철되고 있다.
의사나 건축사 등 전문직 비자쿼터 배정문제를 의제에서 빼버리고, 승용차 수입관세 철폐도 장기로 미루고 있다. 또 개성공단에 대한 역외가공 특례 인정문제는 아예 논외가 밀려나고 섬유제품에 대한 관세특혜도 얻어내지 못했다. 미국이 다른 15개 국가와 맺은 FTA협정과 비교할 때 형평에 맞지 않는 결과다.
대통령이 강조한 한미FTA의 국익은 도대체 어디에 꼭꼭 숨어있기에 하나도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한칠레협상을 강행했던 결과 지난해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져 그 실익에 가뜩이나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도 한미FTA 기획단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양보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달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FTA 2차 고위급회담에서 협상을 일괄 타결할 방침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우리정부의 협상태도를 볼 때 소위 미국에 대한 홀딱쇼의 완성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동안 얼마나 졸속추진해 온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 협상단은 미국의 홈그라운드에 끌려가 미국 의회와 업계의 무차별 요구와 공세에 힘도 쓰지 못하고 뭇매를 맞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정작 한국에서 협상을 벌일 때는 국회와 국민들의 목소리를 인권을 유린해가면서까지 틀어 막아왔다는 점이다. 노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하는 농어업인 업무보고에 참석하여 진보적 정치인들의 한미FTA 반대 움직임을 ‘정직하지 않은 투쟁’으로 표현하며 ‘정치인들에게 제일 하고 싶은 얘기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국가와 국민의 관점에서 국익을 침해하고 끝없이 양보만 하는 부정한 협정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과 보이지 않는 국익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것 중 무엇이 정직한 정치인지 이 또한 뒷날 역사가 판단할 일이다. 그렇지만 눈앞의 작은 것을 위해 큰 것을 놓치는 소탐대실로 장래 국가와 국민이 받아야 할 고통이 커진다면 이 잘못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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