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록없는 광주 유골의 실체 명백하게 밝혀야
[사설] 기록없는 광주 유골의 실체 명백하게 밝혀야
  • 충남일보
  • 승인 2019.12.2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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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가 있던 부지에서 무연고자 공동묘지 개장작업을 하던 중 신원미상의 유골 40여 구가 발견돼 국과수가 이들의 실체를 밝히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발견된 유골중에는 어린아이로 보이는 것과 함께 머리에 구멍이 뚫린 유골도 나오면서 광주항쟁 당시 행방불명된 피해자가 입은 총상이 아닐까하는 의심도 불러왔다.

현재로서는 이들의 실체를 밝히는 건 어려운 일이고 더구나 유골이 현장의 흙더미와 함께 묻혀있어 총상으로 인한 흔적도 찾을 수 없는 만큼 국과수의 조사결과를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5.18광주항쟁은 지금부터 약 40여년 전에 광주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당시 선량한 광주시민들을 볼모로 나라를 지키는 국군이 자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면서 정권찬탈에 악용된 비극의 한국사를 가져 온 한 단명에서다.

최근 주동자로 알려 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계엄군이 시민을 향애 헬기사격을 한 것과 관련 사자(死者)명예훼손 협의로 광주법원에서 현재 재판중이지만 자신의 치매를 들어 법정에 나서지 않고 있다.

더구나 최근들어 와병설 중에 골프치는 장면이 일반에 알려지면서 비난의 주인공이 됐고 나아가 12.12반란일에 이를 기념하는 만찬을 함께 그 사건을 주도했던 사람들과 했다며 국민적 비난을 가져오기도 했다.

현 정권들어 다시 항쟁의 진실을 밝히려는 조사위원회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아직 풀리지 않은 진실을 밝히는 노력도 본격화 되고 있다. 이번 유골발견도 진상조사위가 최근까지 당시 행방불명자들의 소재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해온 터라 매우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유골의 진위가 가려지는데는 그러나 수개월에서 1년여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좀 더 기다려야만 실체가 나올 전망이다. 단 하나의 유골이라도  억울함이 없어야 할 것이지만 이번 유골의 사인이 학살에 의한 피해자로 밝혀질 경우 그 파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임에는 분명하다.

인류역사에는 수많은 전쟁과 구데타같은 역사적 사건이 있았고 그런 어려움의 과정을 헤치고 인류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규모의 차이일 뿐 학대와 학살의 육체적 정신적 압박은 그러나 지금도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인류의 노력이 있어 지금만큼의 결과라도 가져오는 것이다.

우리 땅에서 발생한 비극의 하나라면 이 역시 동족상잔의 비극을 가져왔던 남북간 이데올로기의 싸움을 벌인 6.25전쟁도 큰 비극이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잔인한 비극은 한 공간 안에서 정권장악을 노린 일당들이 벌인 자국민을 향한 총격이다. 그런만큼 이들 범죄집단을 향한 단죄가 시급하다는 점에서 조속한 유골의 실체가 밝혀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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