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김일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긴 겨울방학 동안 유익하면서도 온가족이 즐거운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전국의 ‘숨은 관광지’를 소개한다. 지난 10월 온라인에서 진행된 ‘겨울철 숨은관광지 추천이벤트’에 역대 가장 많은 1,576곳이 추천되는 등 뜨거운 관심 속에, 관광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거쳐 올 겨울 숨은관광지 총 6곳이 선정됐다.
선정된 곳은 ▲서울 용산공원갤러리 ▲강원도 영월군의 젊은달와이파크 ▲충남 서천군 장항도시탐험역 ▲전북 남원시 김병종미술관과 아담원 ▲경북 울진군 금강송 에코리움 ▲부산 현대미술관이다. 모두 개장한지 채 2년이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인생샷 명소로 SNS에서 인기를 끌거나 주변지역과 연계한 워킹투어가 성황을 이루는 등, 여행 마니아라면 올 겨울 반드시 주목해야 할 신상 관광지이다.
선정된 여행지뿐 아니라 함께 가보면 좋을 주변 여행지와 추천 코스, 숙박, 맛집, 이동경로 등 상세정보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korean.visitkorea.or.kr) 및 스마트폰 앱의 ‘now추천’ 메뉴 내 ‘숨은관광지’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숨은 관광지’ 사업은 최근 새로 문을 연 관광지나 한정된 기간 동안 개방되는 관광지 등 특색있는 관광자원을 발굴해 알릴 목적으로 2019년 여름부터 추진되고 있다. 각 계절마다 한번씩, 인터넷을 통해 추천받은 관광지 중에서 해당 계절에 어울리고 희소가치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숨은 관광지’를 선정한다.
◆ 금단의 땅으로 내딛는 첫걸음, 용산공원갤러리
2018년 11월 30일 개관한 용산공원갤러리는 용산기지와 한강대로를 사이에 둔 캠프킴 부지에 있다. 미군위문협회(USO)가 사용하던 건물을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일본군이 조선육군창고로 쓰던 단층 건물에 1978년 미군이 증축한 2층 건물을 연결해 ‘ㄱ 자형’이다.
건물에는 각각 1224와 S1225라는 문패가 달렸다. 갤러리에서 눈길을 끄는 전시물은 용산기지의 변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지도다. 만초천이 앞에 흐르고 둔지산이 뒤를 받친 용산기지 일대는 조선 시대부터 물류의 중심이자 전략적 요충지였다.
임오군란을 빌미로 우리 땅에 들어온 일본군은 이곳에 자신들의 야욕을 실현할 병참기지를 건설했다. 용산의 외국군 주둔은 그렇게 시작됐다. 용산기지는 한국전쟁을 겪으며 바통이 미군에게 넘어갔고, 다시 66년이 흘렀다.
용산기지 반환에 앞서 일반에 개방한 용산공원갤러리는 약 110년 동안 굳게 닫혀 있던 금단의 땅으로 내딛는 첫걸음이다. 아픔과 상처로 얼룩진 역사를 넘어 치유와 희망을 꿈꾸게 하는 걸음이기에,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용산공원갤러리 관람료는 없으며,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 휴관일은 일·월요일과 공휴일이다. 일반차량 주차는 되지 않는다.
◆ 젊은 달과 붉은 파빌리온 그리고 목성, 젊은달와이파크
젊은달와이파크는 2019년 6월 영월군 주천면에 개관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강릉 하슬라아트월드를 만든 최옥영 작가가 옛 술샘박물관을 리모델링했는데, 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으면서 완전히 새로운 장소를 만들었다. 공간은 11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특히 최 작가의 대형 작품과 옛 술샘박물관을 품듯이 들어선 붉은파빌리온, 바람의길 등이 변화를 주도한다. 최옥영 작가의 ‘붉은 대나무’가 맞이하는 진입로가 대표적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붉은색 금속 파이프는 벌써 젊은달와이파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통로이자 작품인 거대한 나무 돔 ‘목성(木星)’, 화려한 색채의 경험을 선사하는 붉은파빌리온과 바람의길 등 어디나 포토 존이다. 젊은 관람객이 많지만 연령에 구애 없이 누구나 찾아볼 만하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은 월요일이다. 입장료는 어른·청소년 1만5000원, 어린이(36개월~12세) 1만 원이다. 특별관 관람권(5000원)을 추가로 구매하면 붉은파빌리온Ⅱ의 ‘스파이더 웹 플레이 스페이스’를 놀이 시설처럼 즐길 수 있다.
◆ 카멜레온 같은 복합 문화 공간, 서천 장항도시탐험역
충남 서천군에 있는 장항도시탐험역은 장항역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보는 각도와 빛의 양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이는 외관 덕분에 2019년 5월 개관 때부터 눈길을 끌었다. 이후 재즈와 클래식 등 문화 공연을 수시로 기획해 장항 주민에게 사랑받고 있다.
장항역은 1930년대 초에 열차 운행을 시작한 이래 장항읍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했으나, 2008년 여객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2017년까지 화물역으로 운영했다. 장항도시탐험역에서 먼저 돌아볼 곳은 ‘장항이야기뮤지엄’으로, 장항역과 장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여기서 계단으로 올라가면 장항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도시탐험전망대’가 기다린다. 2층에 자리한 ‘도시탐험카페’는 주민과 여행자가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1층에는 놀이와 체험이 가능한 ‘어린이시공간’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자가 적지 않다.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도 잊지 말자.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 돌다 보면 레트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항의 매력에 푹 빠진다. 장항도시탐험역 이용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8시(토요일 오후 9시, 월요일 휴무), 입장과 주차는 무료다.
◆ 예술과 전원 풍경 깃든 힐링 공간,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과 아담원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과 아담원은 ‘춘향의 고장’ 남원에 예술, 전원 풍경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곳들이다. 힐링 공간인 두 곳 모두 지리산이 듬직한 배경이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의 대표작을 기증 받아 2018년 3월 개관했다. 미술관은 자연을 감상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복합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입구에 북카페 ‘화첩기행’이 있고, 3개 갤러리를 갖췄다. 김병종 작가의 작품을 상설 전시 중이며, 남원 지역 미술 작가전 〈남원 미술, 요즘〉이 2020년 1월 27일까지 열린다. 창밖으로 지리산 능선이 보이는 갤러리도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이고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은 쉰다. 입장과 주차는 무료다.
한편 이백면에는 정원과 카페가 어우러진 아담원이 있다. 2018년 11월 문을 연 이곳은 조경이 멋진 단층 카페가 인상적이다. 통유리 너머로 잔디 정원과 지리산이 펼쳐진다. 산책로 ‘아담길’은 죽연지까지 이어지며, 사색을 돕는 야외 테이블이 마련돼 있고. 갓 구운 빵을 판매하는 카페도 있다. 겨울철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이고, 월·화요일은 쉰다. 입장료(음료 한 잔 포함)는 어른 8000원, 청소년 5000원, 미취학 어린이는 무료다.
◆ 금강소나무 숲에서 만끽하는 힐링의 시간, 울진 금강송에코리움
2019년 7월 울진에 문을 연 금강송에코리움은 금강소나무 숲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일반 소나무와 달리 휘지 않고 하늘로 쭉쭉 뻗는 금강소나무는 예부터 궁궐을 짓는 데 사용됐다.
금강송에코리움은 금강소나무를 테마로 한 체류형 산림 휴양 시설로, 금강송테마전시관과 금강송치유센터, 찜질방, 유르트(유목민이 사용하는 천막), 수련동(약 150명 숙박 가능) 등을 갖췄다.
맨 처음 만나는 곳은 금강송테마전시관이다. 궁궐 공사 현장을 재현한 모형을 비롯해 금강소나무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전시물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너는 가상현실 체험기. 헬기를 타고 산불을 진화하는 과정을 게임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수련동은 복층 구조와 단층 독립 공간, 2인실부터 4인실까지 다양한 숙박 시설을 갖췄다. 방에 들어서면 알싸하고 상쾌한 소나무 향이 콧속으로 스며든다. 솔향비누 만들기, 뱅쇼 만들기, 해설사와 함께 금강송숲체험길을 걷는 숲 치유 프로그램 등이 있으며, 찜질방과 스파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도 된다. ‘리;버스(Re;Birth) 스테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평일 8만 원, 주말(금·토요일) 10만 원으로 금강송에코리움의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숙박과 식사 포함).
◆ 미술 작품을 재밌게 즐기는 곳, 부산현대미술관
긴 여정을 마치는 낙동강 끝자락엔 ‘새가 많고 물이 맑은 섬’ 을숙도가 있다. 자연의 섭리로 태어나 생태계의 보고가 된 을숙도. 이제는 미술 작품을 만나러 오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2018년 6월 개관한 부산현대미술관은 생태계의 보고인 을숙도에 세워진 만큼 뉴미디어 아트를 포함한 현대 미술을 중심으로 자연과 생태를 주제로 한 전시를 주요하게 다룬다.
개관 당시 ‘수직 정원의 거장’ 패트릭 블랑의 작품으로 조성한 건물 외관이 큰 이목을 끌었다. 현재 전시 중인 〈랜덤 인터내셔널 : 아웃 오브 컨트롤〉의 설치 작품 ‘레인 룸’도 입소문을 타고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레인 룸’은 몸이나 옷이 젖지 않고 빗속을 걸어보는 관객 체험형 작품으로, 미술 작품을 보는 데서 즐기는 것으로 바꿔준다. 부산현대미술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1월 1일 휴관)이며, 금·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한다. 관람료는 무료다(기획전이나 특별전 등 일부 전시는 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