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과 이란의 위험한 게임을 우려한다
[사설] 미국과 이란의 위험한 게임을 우려한다
  • 충남일보
  • 승인 2020.01.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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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중심으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란은 이번 사태로 핵기구를 탈퇴하면서 핵무장 준비를 공식화하고 있고 미국은 사태장악을 위해 중무장한 폭격기를 근접지에 옮기는 등 긴장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확산이 핵무기 사용 여부와 종교갈등으로 확대될 경우 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예상되면서 우려감마저 키우고 있다.

각 국가들이 나서서 대화로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작 이란 편을 들고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발을 빼고 있는 형국이어서 전쟁가능성은 그만큼 커지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이번 폭격에 대한 이란측과 미국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면서 범죄냐 정당방위냐 문제로까지 커지고 있다. 

당장은 유엔이 이 문제를 중재할 정도로 여건이 조성된 것이 아니고 미국민들조차도 전쟁반대를 노골화하고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번 이란군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결정도 폼페이오 장관의 결정에 따른 조치라 하니 이번 결정이 세계속의 화약고를 건드리는 조치가 아니길 바란다.

이란과의 갈등은 그동안 충분히 내재되어 온 것이나 다름없다. 폼페이오 장관의 즉각 대응 생각은 지난해 6월 이란이 미국 무인기를 격추한 이후 군사적 보복 조치를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이를 철회하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최근 새로 꾸려진 국가안보팀, 이란의 공격에 주저하는 모습처럼 보이는 것을 걱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움은 폼페이오 장관이 주장해온 행동, 즉 솔레이마니 공습을 압박할 기회를 만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하원 의원 시절이던 2012년 리비아 벵가지에서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 등이 무장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숨지는 일이 발생하자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거침없이 비난했다.

이런 배경에는 차차기 대선과 관련돼 있다. 차차기 대선을 꿈꾸고 있는 폼페이오가 행여라도 미국인 외교관이 숨지는 일이 발생한다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이란의 공격 위협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쟁은 수많은 무고한 국민들이 관여돼 있고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되는 최악의 경우에 벌어지는 것인 만큼 개개인의 이해관계로 판단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더구나 미국은 그들이 주장한대로 선한 목적으로 세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넘어 만용에 가까운 이기심으로 자칫 인류역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패권주의가 낳은 오만이 우려된다. 미국의 이성적 판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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