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네팔사고, 다짜고짜 비난만 퍼부을 일 아니다
[사설] 네팔사고, 다짜고짜 비난만 퍼부을 일 아니다
  • 충남일보
  • 승인 2020.01.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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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당국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에서 지난 17일 눈사태로 실종된 한국인 교사 4명을 찾는 데 20여 일이 걸릴 수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구조대측은 “날씨가 개더라도 눈이 녹는 데 몇 주가 걸려서 수색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눈사태로 실종된 교사들은 충남도교육청의 주선으로 해외 교육봉사에 나섰다가 실종사고를 맞았기에 책임과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 교육봉사를 간 교사들이 왜 위험을 감수해가며 트레킹을 해야 했느냐는 의문이다. 네팔로 해외 교육봉사를 떠난 교사 11명 중 9명이 트레킹을 하다가 고산지역인 안나푸르나3230m 데우알리 지점에서 눈사태를 만나 4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외 교육봉사는 도민들의 세금을 지원받아 이뤄졌다는 점에서 꼼꼼하게 안전문제를 챙기지 못한 충남교육청의 책임이 크다는 여론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만 해도 도시에 학교 하나를 지을 수 있는 액수다. 충남교육청은 그동안 교사들은 물론 행정직 공무원들까지 해외연수를 보내준다. 이번 기회에 꼭 필요한 해외 연수와 교육봉사인지를 철저히 가려내 지원해야 한다는 중론이다. 

교사들이 현지에서 직접 과제를 갖고 찾아다니면서 연구성과를 내야하는데, 여행사에 일임하고 패키지 투어를 하는 해외 연수는 제재돼야 한다. 교육봉사를 갔으면 목적에 맞게 활동했어야 하고, 주말이어도 안전한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했다. 

실종된 교사들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실종 교사들이 무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해외봉사에 참여했다 산행에 함께 뒤 따르던 나머지 5명의 교사들은 산사태를 대피, 참변을 면했다.

또 전남도교육청의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 히말라야팀’에 참가한 학생과 교사 21명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반에 나서려다 마침 눈사태 소식을 듣고 철수해 변을 면했다.

더 큰 인명피해로 번지지 않은 게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이번 일은 잊을만하면 해외에서 발생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사고에 재삼 경종을 울린다. 문재인 대통령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애가 탄다. 신속한 구조를 국민들과 함께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봉사활동 프로그램은 충남교육청이 2012년부터 8년째 진행해 온 것이다. 혹여 봉사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번 일이 수습된 이후에 면밀히 들여다보고 개선책을 찾으면 되지, 다짜고짜 비난을 퍼부을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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