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뒤늦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정부 대책
[사설] 뒤늦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정부 대책
  • 충남일보
  • 승인 2020.02.03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확산에 고심하던 정부가 마침내 ‘입국 금지’ 카드 등을 꺼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범부처 확대 중수본 회의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앞서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에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에서의 한국 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관광목적의 단기비자 발급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전역의 여행경보를 현재 ‘여행 자제’ 단계에서 ‘철수 권고’로 상향 발령하고, 관광 목적의 중국 방문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절차를 강화해 입국자를 철저히 파악하고 입국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병행키로 했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항공기와 선박 운항도 축소하기로 했으며 중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비자 없이 입국을 허용했던 ‘제주도 사증 입국제도’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그밖에 특별입국절차를 신설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내외국인은 별도의 입국절차를 거치게 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전용 입국장을 별도로 만들고 입국 시 모든 내외국인은 국내 거주지와 연락처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연락이 되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중국 발(發) 입국제한을 주저해왔다. 중국 관계의 악화와 총선을 앞둔 국민 여론 사이에서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사이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65만 명 이상이 동의하는 등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여론이 높아진데 자극을 받은 것 같다.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법이나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늦은감이 없지 않다. 이미 세계 각국은 중국 입국자 제한 조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미국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최근 2주 동안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서 입국을 잠정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또 일본 역시 같은 방침을 밝혔다. 싱가포르는 중국인에 대한 비자발급까지 중단했다.

우리나라는 중국이 코 앞에 있어 가장 위험에 노출된 나라라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뒷짐지고 있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과감하게 선제 대응에 나선 것과 비교가 된다. 이처럼 주춤거리는 사이 국내 확진환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방역의 그물을 더욱 촘촘하게 짜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중국인을 혐오하는 현상으로 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