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소방차에 골든타임을"
[기고]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소방차에 골든타임을"
  • 공주소방서 박찬형 서장
  • 승인 2020.02.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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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공주솽서장.
박찬형 공주소방서장.

3~40년 전쯤 우리가 살고 있던 동네에 아파트가 하나 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기도 한다. 부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던 그 아파트에는 단독주택에서는 볼 수 없던 드넓은 주차장이 들어섰고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된 셈이다.

그러나 지금 그 아파트 주민들은 매일 밤 주차와의 전쟁을 하루가 멀다할 만큼 스트레스와의 하나로 일컫는다. 주차공간은 그대로인데 반해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자동차 보유수는 현저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충남 공주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말 기준, 시 인구는 10만 6,474명으로 정산된다. 여기에 등록된 자동차 수만도 5만 6,466대로 나타난다. 이는 어림잡아 두 명이 채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자동차 1대씩을 보유하고 결과다. 다시 말하면 4인기준 1가구 당 2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도 크다.

공주시 A아파트의 경우를 본다. 주차가능한 면은 611대로 30년 전 준공당시 꽤 넓은 주차장이라는 평가를 얻은 바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1,700대가 넘는 자동차로 이곳 입주민들은 매일 밤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기가 일쑤다. 또한 인근의 B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와 비슷하게 400대가 넘는 차들이 주차할 곳을 못 찾아 사방을 헤매는 실정이다.

이처럼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이제는 단지 내 일부 회전구간에서의 주차는 물론 이중주차도 당연한 것 처럼 불법이 만연된다. 편안 자리 다툼에는 그나마 일찍 귀가나 퇴근이 이뤄져야 만이 좋은 자리를 차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 전통시장 주변도 주차공간 마련에 사정은 마찬가지다. 산성시장과 산성시장 활성화 구역 주변 도로들을 들여다 본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불법 주․정차로 차선 하나가 아예 주차장이 돼버렸다. 그나마 운전자가 탑승해 있을 때는‘모세의 기적’이란 기대로 이어가지만 사람들이 잠에 놓일 심야시간에는 모름지기 속수무책으로 소방차량 진입에 큰 애를 먹는다.

공주소방서는 소방차량의 신속한 출동을 위해 매주 소방통로확보 훈련과 무각본 소방훈련을 적극 추진에 나서왔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통시장, 공동주택 및 상가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소방차 진입 곤란여부에 대한 일제조사도 이미 끝마쳤다.

오는 3월부터는 장애구간 해소와 원활한 소방활동을 위해 필요한 주요진입로와 소화전 등 소방시설 주변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에 대해서는 소방공무원이 직접 위반스티커를 발부할 수 있다. 이는 주․정차 금지구역 지정과 단속용 CCTV 추가설치가 관계기관과 협의로 지속적인 추진이 활발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아파트 입주민 등과의 간담회도 시작된다. 각 단지마다 소방차가 원활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노면표시도 추진에 나선다. 한쪽 도로면에만 주차할 수 있도록 규제봉을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에 있다.

1분 1초가 급박한 재난현장, 무분별한 불법 주․정차들의 막힘 현상은 소방차량이 현장 도착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런 사정이 그 피해는 고스런히 내 가족, 내 이웃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 의식도 상당수 선진국 대열에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성장의 동력이 매우 높다. 이제 긴급상황 발생 시 소방차가 우선 지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양보하는 국민의식이 더욱 보듬기를 바란다. 좁은 길에서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주차문화, 소방대원이 소화전 등 소방시설을 적시에 사용할 수 있는 배려가 무엇보다 우선일 것 같다.

작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안전 만큼은 지키겠다는 시민의식이 최대 발휘된다면 곧 소방차 골든타임은 반드시 성장력을 키워나갈 수 있어 큰 성과로 이어나가지 않을까 필자는 꼭 확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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