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여당 왜 이렇게 떠들썩 한가
[사설] 정부·여당 왜 이렇게 떠들썩 한가
  • 충남일보
  • 승인 2020.02.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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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와 이를 게재한 중앙 일간지에 대한 검찰 고발 사건을 더불어민주당이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자 하루 만에  고발을 취하했다.

이번 고발은 비판의 목소리를 원천봉쇄하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 인지는 몰라도 매우 충격적이다. 임 연구교수는 칼럼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며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글을 쓴바 있다.

민주당은 “민주당 후보를 떨어뜨리려는 선거운동’이라”고 주장하며 이해찬 대표 명의로 임 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 현행 선거법은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투표참여 권유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고려해 단순한 의견 개진이나 의사 표시는 불법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 그런데 공당이 칼럼에 불만이 있다면 반론을 요청하고, 반론이 받아들여지 않으면 중재를 요구하고, 중재 결과가 불만스러우면 고소 고발로 가는 것이 수순일 것이다.

임 교수의 고발 사실이 공개되자 진보진영은 “현 정권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 졌다.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민주당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쳐 나오기도 했다. 

고발을 취하되긴 했으나 공개 사과나 관련자 징계 등을 하지 않고 오히려 임 교수 책임론을 거론하는 등 오만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여당쪽에서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민생 행보에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한 상가를 방문한 정 총리는 “손님이 적으니 편하시겠네요?” “그동안 돈 많이 벌어 놓은 것 갖고 버티셔야지”라고 상인의 비위를 거스르는 말을 해 파문을 이르켰다. 정 총리 측은 즉각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물론 세상이 어려울 때 악의를 갖고 이런 말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에다 우한 폐렴 사태까지 겹쳐 빈사 상태에 놓인 상인들의 심정을 향해 정책 당국자라면 이 같은 농담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시장을 찾는 사람이 없어 매출이 뚝 떨어진 상황에서 ‘많은 상인들이 죽게 생겼는데 선거가 무슨 소용이냐’고 하는 처지가 현실인데 염장까지 질러대 실망시켰다. 정부와 여당이 현실을 체감치 못하는 듯 엉뚱한 일만 터트리고 있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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