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노인들이 갈 곳이 없다
[기자수첩] 노인들이 갈 곳이 없다
  • 차종일 기자
  • 승인 2007.03.25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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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사회문제화로 번지고 있는 지금 방치된 노인이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일들로 사회가 시끄럽다.
지난 1월에는 충남 천안에서 홀로사는 60대 노인이 자신에 집에서 사망한지 1년여만에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65세이상 독거노인은 지난 2000년 54만명에서 지난해 83만명으로 증가했으며 내년 93만명에 이어 2010년에는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이들에 대한 대책이 매우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현상과 관련 전문가들은 최근 노령화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지만 이를 보완하는 제도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데다 사회적 안전망도 제대로 구축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의 이같은 사태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도 해마다 노인복지와 문화분야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효성을 기대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일본에서 일어난 한 사례가 신선한 충격을 주고있다. 자치단체 차원에서 고독사 예방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곳은 바로 고베시다. 1995년 6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고베대지진 이후 시내 곳곳에 지어진 가설주택에 1만 4천여 명의 독거노인들이 입주했는데 그들 중 매년 수십 명이 외롭게 죽어갔다.
고독사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했던 고베시는 예방을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했다. 가스사용량 체크와 열센서를 통한 안부확인이 그 예다. 계량기에 통신 기능을 장착해 전혀 가스 사용을 안 한 가정에 전화를 하거나 방문 해 안부를 확인한다. 또 1시간마다 데이터를 보내오는 열센서는 사용자의 생활정보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공, 고독사 예방에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다.
이 땅의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의 사례처럼 가스 및 열센서 같은 첨단 장비가 큰 힘이 되겠지만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빠른 속도로 조용히 번져가는 노인들의 ‘고독사’를 막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나오는 따뜻함만이 가징 뛰어난 안전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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