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 연기할것 아니면 총선계획 차질없이 진행돼야
[사설] 선거 연기할것 아니면 총선계획 차질없이 진행돼야
  • 충남일보
  • 승인 2020.02.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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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서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정치권이 말로만 협력 운운하며 정작 시급한 또 다른 선거역할에 소홀하고 있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불과 5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선거일정을 보고도 아직까지 선거구 획정을 하지 않는 등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현기증 나는 이합집산만 지속하고 있다.

선거연기론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 코로나 사태가 중대고비를 맞고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전쟁을 빼고는 지금까지 선거연기를 한 사례가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막바지에 이른 정치권은 이합집산이 가시화되면서 미래통합당이 결성되고 이어 24일에는 호남에 기반을 둔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고 신장개업을 한다. 

또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와 자유통일당 김문수 대표도 같은 날 합당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25일에는 우리공화당에서 제명된 홍문종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을 앞세운 ‘친박신당’을 창당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념과 지역, 정치적 아이콘을 중심으로 정당들이 어지럽게 흩어졌다 모이기를 거듭하며 천변만화 중이다. 정당조직의 요란한 합종연횡뿐 아니라 정치인 개인들이 당을 옮기는 선거판 스토브리그도 한창이다.


이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이지만 선거구 획정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된다. 당장 50여 일 뒤면 선거가 치러지는데 일부 선거구는 아직 정확한 지형이 확정되지 않은 것이다. 

비유하자면 선거의 플레이어는 자신이 운동장을 어디까지 써야 하는지 모르는 셈이고, 일부 유권자는 누가 선수로 나오는지도 알 수 없는 암전 상태에 놓여있는 꼴이다. 

결국 닥쳐서 금을 긋고 유권자들은 선수의 면면을 제대로 모른 채 특정 정당의 대표선수니까 찍어주자는 ‘묻지 마 정당투표’로 흐를 수밖에 없게 된다. 

그 부작용은 고스란히 국민부담과 피해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폐해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제대로 된 후보를 검증하는 절차가 생략되고 후보자질이 무시된 채 급조된 상태로 선거를 치루라면 부실선거만 양산할 따름이다.

적어도 선거구 획정은 국회의원 정수와 맞물린 문제인 만큼 선거일 1년 정도 전에 일찌감치 패키지로 정해놔야 당리당략에 치우치는 게리맨더링을 피할 수 있다. 

총선 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도 더는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이 더 이상의 꼼수를 두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이 제대로 된 정당과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신을 차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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