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의 스페인 문화 프리즘] 코로나19
[스티브의 스페인 문화 프리즘] 코로나19
  • 김덕현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26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페인식 인사.

전세계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영증, 일명 코로나19 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의 선진국들도 코로나19 감염에서 예외가 아니다.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를 방문했던 사람들로부터 확산 중이며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월 초 스페인은 휴양지인 까나리아 제도와 마요르카 섬으로 휴가를 떠난 독일인과 영국인에게서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으나 이후 완치 판정을 받고 정상 귀국해 한동안 잠잠했다. 공항과 매장, 거리 등에서 마스크는 중국, 일본, 한국과 같이 아시아인들만 쓸 뿐이었다.

그러나 이태리 북부를 다녀온 이태리인과 스페인인 확진자가 까딸루냐의 바르셀로나와 발렌시아의 까스떼욘에서 발견되었고, 급기야 2월 25일 까나리아 제도의 떼네리페 섬에서 이태리인 의사와 스페인인 연인에게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이 확인되면서 해당 호텔 투숙객 천여명 전체가 격리조치 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도 이태리 북부를 다녀온 24살의 여행객이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로서 스페인은 2월 26일 현재 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스페인 정부내각은 코로나19 사태 대책에 대해 즉각 행동을 취하기로 했고, 국제기구와의 협약 아래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라며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2015년과 2017년 세계 경제포럼 선정 세계 1위의 관광 국가로 매년 평균 8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맞이하는 관광대국 스페인의 입장에서 코로나19 사태는 그들의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세계 여행객들에게 안심을 시켜줘야만 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스페인은 준비되어 있다" 기자회견 중인 마리아 헤수스 몬테로 장관.
"코로나 바이러스에 스페인은 준비되어 있다" 기자회견 중인 마리아 헤수스 몬테로 장관.

작년말에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는 두 달이 지난 지금 이전엔 스페인 어디에서든 거리에 깃발을 들고 활보하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렵게 했다. 팀이 없다시피 하니 중국 식당들은 아예 문을 닫았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에서도 단체 관광객 수는 급감했다. 한중일의 빈자리를 때마침 유럽 현지 학생들의 수학여행이 대신하는 형편이나 그들의 수입에는 큰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여행계의 큰손인 중국인의 발길이 뚝 끊기자 백화점과 매장들은 타격을 입었다. 진작에 끝났어야 할 세일 기간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럼에도 유럽 현지인들의 그들을 향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코로나19의 주범으로 여기고 있기에 그렇다.

생명 때문만은 아니다. 감춰진 이유는 결국엔 돈이다. 중국인을 보면 시끄럽고 지저분하다며 싫어하더니, 안 오자 이제는 수입이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지난 역사를 거울 삼아 현재를 보아야 한다고 하지만 타인에게 객관적으로 적용할 때와 자신에게 주관적으로 비추어 볼 때는 기준이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스페인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안내문.
스페인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안내문.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국인에 대한 불똥은 이제 한국인에게로 옮겨졌다. 스페인인이든 이태리인이든 유럽인에게 한중일은 구별이 안 되고 굳이 구별하지도 않는다. 그들에게 우리는 그저 아시아인일 뿐이다.

무지와 편견은 오해와 혐오를 낳는다. 혐오는 불안으로 이어지고 장기간 지속된 불안은 결국 이성의 망각과 인간성의 상실을 가져온 사례를 흘러간 역사에서 숱하게 본 바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현 사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결국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다. 유치원생도 잘 아는 감염 예방 기본수칙 - 수시로 잘 씻고, 잘 닦고, 잘 말리고, 밀집공간 피하는 것. 애먼 남탓은 할 필요가 없다. 지금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눈에 보이는 이웃을 매몰차게 대하고 있다. 만날 때마다 남성과는 힘차게 손을 쥐며 악수하고 어깨를 기분좋게 두드려주는 인사, 여성과는 다정하게 양볼을 맞대고 부비며 따스하게 인간미 넘치게 나누는 스페인의 인사가 봄을 기다리는 요즘 더욱 그립다.

김덕현 Steve ki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